정용환 기자
애플이 EU 디지털시장법 DMA에 의한 게이트키퍼 지명을 받고 EU 권에서 앱스토어 외에서의 iOS 앱 배포와 앱스토어 외 결제를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지털시장법은 애플과 구글, 메타 등 주요 IT 기업을 엄격하게 규제할 목적으로 2022년 11월 발표되고 2023년 5월 시행된 법률. 디지털시장법에선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게이트키퍼로 정하고 있으며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과 애플, 아마존, 바이트댄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6개 기업이 게이트키퍼로 지명됐다.
게이트키퍼는 2024년 3월 6일까지 DMA를 준수해야 하며 이를 뒤따르면 전 세계 전체 매출 최대 10% 벌금이 부과된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게이트키퍼로 지명된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 연계 해제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애플은 iOS 앱 배포 위치를 앱스토어로 제한했으며 앱스토어 이외 iOS 앱을 배포하는 사이드로딩에 대한 보안 위험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자유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며 디지털시장법에 저촉된다고 지적됐다.
애플은 디지털시장법을 준수하기 위해 EU 회원 27개국 개발자 앱에 영향을 미치는 iOS, 사파리, 앱스토어 규칙을 변경했다며 확장된 앱 분석, 대체 브라우저 엔진 기능, 앱 결제 처리와 iOS 앱 배포가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앱 사이드 로딩은 EU 지역 내 사용자가 대상이며 iOS 17.4 이상부터 가능하다. 개발자는 사이트(developer.apple.com)를 통해 동의한 뒤 외부 앱스토어에서 배포가 가능한 옵션에 액세스할 수 있게 된다는 것.
애플은 앱 사이드로딩이 보안 위험이 높고 불법 콘텐츠나 범죄 온상이 되기 쉽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이드로딩 앱에선 인앱 구매 제한, 가정 내 구매 공유, 유니버설 구매 같은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환불과 구독 취소, 사용자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에 대해서도 애플은 지원할 수 없으며 개발자와 앱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앱 개발자가 외부 앱스토어에서 iOS 앱을 배포하려면 외부 앱스토어 개발자에게 문의해 배포에 필요한 보안 토큰을 받아야 한다. iOS 앱 매출이나 다운로드 수, 리뷰를 관리할 수 있는 앱스토어 커넥트(App Store Connect)도 바뀌어 앱 배포처에 앱스토어 외 앱스토어를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앱스토어 커넥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4년 2월 게시 예정이다.
외부 앱스토어 개발자는 앱스토어와 마찬가지로 iOS 기기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지원하고 앱 카탈로그 전체 데이터에 액세스하고 사용자 구매와 구독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배포되는 앱이 iOS에서 실행되려면 애플에서 공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외부 앱스토어에서 배포된 앱도 궁극적으로 애플 시스템에서 관리된다.
외부 애스토어는 누구나 개설할 수 없으며 애플에서 승인하고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외부 앱스토어 자격을 애플에서 얻으려면 다음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EU 권역 내 본거지를 두는 조직으로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에 등록되어 있거나 EU 권내에 본거지를 둔 자회사 법인을 갖고 있다. 이어 앱 발견과 배포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앱을 구축한다. 배포하는 앱에 대해 콘텐츠와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걸 포함하는 조건을 제공, 게시하는데 동의하고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앱을 수락한다. 투명한 데이터 수집 정책을 공개해 사용자가 데이터 수집 방법과 사용 방법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서비스법이나 GDPR 등 EU 법률에 따른다. 또 외부 앱스토어 앱 목록을 삭제하라는 정부와 기타 요청에 대처할 책임이 있다. 외부 앱스토어에서 사기성 앱, 악성코드, 불법 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탐지에 임한다. 외부 앱스토어에서 앱을 배포하기 전에 지적재산권 침해가 없는지 심사하는 구조를 구현한다. 외부 앱스토어 또는 외부 앱스토어 앱에 관한 지적 재산 분쟁 처리 절차를 애플에 제시한다. 개발자와 사용자 지원을 보장하기 위한 적절한 재무 수단을 보여주기 위해 기초 신용력 등급 A 이상 금융기관에서 100만 유로 신용장을 애플에 제시한다.
여기까지 조건 중 100만 유로 신용장에 대해 애플과 3년 이상 법정 투쟁을 벌인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애플과 자유롭게 경쟁하려면 100만 유로 이상 자산을 가져야 한다는 건 불평등하며 애플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디지털시장법에선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는 결제 수단을 지원해야 한다. 따라서 애플은 EU 지역 내에서만 앱스토어 이외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 인앱 구매를 가능하게 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변경으로는 애플세 그러니까 외부 결제 수단 매출에는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다만 개발자는 앱 연간 설치수마다 0.50유로를 지불하는 코어 테크놀로지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애플은 정하고 있다. 이 코어 테크놀로지 요금은 첫 100만 설치분은 무료이며 이후부터 내게 된다. 다시 말해 연간 100만 설치를 초과하지 않는 앱이라면 비용은 부과되지 않는다.
애플은 이 요금 목적을 개발자 도구와 기술, 프로그램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외부 앱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이 수수료는 비영리단체와 인증교육기관, 정부기관이라면 면제된다고 한다.
그리고 앱스토어 결제 수단을 이용한 앱 판매에 드는 수수료는 보통 30%지만 EU 권내 앱 개발자에 대해선 17%다. 또 연간 수익 100만 달러를 밑도는 소규모 사업자라면 수수료가 10%까지 떨어진다고 한다. 또 EU 권내 앱 개발자를 위해 은행 앱이나 월렛 앱에 비접촉형 결제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API를 iOS 17.4에서 도입한다고 애플은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타사 뱅킹 앱이나 월렛 앱에서 NFC 단말을 사용한 결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이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