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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루프원, 전자산 매각‧직원 해고한다

진공 튜브 내부를 사람이나 짐을 싣는 차량이 1,200km/h로 달리게 하는 일론 머스크가 제창한 오픈소스 기획인 하이퍼루프(Hyperloop) 사업화를 목표로 하던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이 모든 자산을 매각하고 남은 직원도 2023년말 해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하이퍼루프원에는 2022년 초반 직원이 200명 이상 있었지만 이미 대부분은 해고됐고 LA에 위치한 사무실도 폐쇄됐다고 한다. 보유 자산인 테스트 코스나 기재 등도 매각이 진행 중이며 매각 수속 감독을 위해 남아 있는 직원도 2023년 12월 31일 고용 관계가 종료된다고 한다.

하이퍼루프원 주식 대부분은 2016년부터 두바이 자본인 DP월드(DP World)라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며 하이퍼루프원이 보유한 지적재산권은 DP월드에 양도된다. 덧붙여 하이퍼루프원은 2023년 초 페이퍼컴퍼니와 합병해 주식은 무가치 상태가 됐으며 하이퍼루프원 소유자는 이 페이퍼컴퍼니 주주 뿐인 상태가 되어 있다고 한다.

하이퍼루프 구상은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을 성공시켜온 일론 머스크가 내세운 것으로 아이디어를 오픈소스화해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한 결과 여러 기업과 학생 그룹이 참가했다. 이 진영 중 하나가 하이퍼루프원(구 Hyperloop Technologies)이었다. 하이퍼루프원은 2016년 라스베이거스 근처 사막에서 야외 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 2017년에는 테스트 코스에서 310km/h 주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 밖에 버진그룹이 출자해 버진하이퍼루프(Virgin Hyperloop)였던 시기도 있었고 2030년 이후 상업 전개를 목표로 한 콘셉트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유인 주행에도 성공했지만 속도는 160km/h 정도였다.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버진그룹은 화물 우선 방침을 내세우며 하이퍼루프 구상에서 철수했고 명칭 역시 하이퍼루프원으로 바뀌었다. 이 시기 창업자나 당시 경영진은 거의 퇴진했다.

예전에는 경쟁자도 많았다. 그 중 하나는 HTT(Hyperloop Transportation Technologies). 이 회사는 2018년 풀사이즈 포드(Quintero One)를 공개했지만 하이퍼루프원보다 먼저 사업화를 포기했다. 이번 하이퍼루프원 비즈니스 종료로 인해 하이퍼루프 개념은 완전히 좌절되게 된 셈이다.

참고로 제창자인 일론 머스크 자신은 지하에 파낸 터널 속을 고속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 실현을 위해 보링컴퍼니(The Boring Company)를 설립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 부설을 실현했지만 종점에 가까워지면 정체가 발생해 원래 하이퍼루프 구상에 있던 시가지 정체를 없애고 싶다는 개념은 실현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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