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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베팅하고 있는 2가지 첨단 기술

첨단 칩 제조 분야에서 TSMC와 삼성전자에 뒤처진 인텔은 2024년 말 출시할 데스크톱과 노트북용 칩인 애로우레이크(Arrow Lake)에서 대담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인텔 첨단 칩을 지탱하는 차기 제조공정인 인텔 20A(Intel 20A)에 투입할 것으로 보이는 2가지 혁신 기술은 리본펫(RibbonFET)과 파워비아(PowerVia)다.

인텔은 지난 2020년 7nm 제조공정에서 주춤하며 인텔4 재출발을 강요당하는 등 시련이 계속되고 있다. 만회를 노리는 인텔이 힘을 쏟는 건 현행 핀펫(FinFET)을 대신하는 트랜지스터 아키텍처인 리본펫이다. 기존 핀펫 기술은 채널과 게이트가 접하는 면을 1면에서 3면으로 늘려 저소비 전력과 논리회로 밀도 향상을 실현해왔지만 미세화에 따라 전류 제어 능력 한게에 도달하고 있다.

반면 리본펫에선 게이트가 채널을 완전히 감싸기 때문에 제어성이 크게 향상된다. 인텔에 따르면 리본펫이 인텔20A에 도입되면 에너지 효율이 최대 15% 개선된다고 한다. 차기 제조공정인 인텔20A에서 A는 옹스트롬에서 따온 것으로 기존 명명 규칙에서 사용하는 nm 같은 특정 측정치에 묶이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고 있다.

더 극적인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건 파워비아라는 전력 공급 방식이다. 파워비아는 보통 뒷면 전원 공급 기술이라고 불리며 말 그대로 기판 뒷면에 전원 배선을 통과시키는 기술로 분류된다. 기존 기판에선 편면에만 배치된 전원 배선과 신호 배선이 자원을 빼앗고 있었지만 이를 분리하는 것으로 성능은 6% 향상된다고 한다.

인텔은 한 면에 필요한 요소를 담은 기존 웨이퍼를 피자에 비유하며 이제 피자 만들기는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다. 리본펫과 파워비아를 밀어내고 더 이상 뒤로 가는 걸 피하기 위해 두 기술은 동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보통 이런 기술 개발 계획은 10년 단위로 진행되지만 리본펫과 파워비아 실현이 가까워지면서 인텔은 2가지 타임라인이 교차하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따라서 한 기술이 다른 기술을 기다리는 시간을 낳는 걸 피하기 위해 인텔은 두 기술을 자동차 두 바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결정했다.

인텔은 2024년 전반에 인텔20A 제조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TSMC는 2025년 초 2nm 제조공정에 따른 차기 N2 나노시트 생산을 시작하면서 2026년까지 이면 전력 공급 기술을 탑재한 N2P 칩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2년 이미 3nm 노드 나노시트 트랜지스터를 토입했지만 이면 전력 공급 기술 구현 시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모든 반도체 기업이 이면 전력 공급 기술 채택을 목표하고 있다며 만일 인텔이 처음으로 이를 실현시키면 다시 반도체 분야 선두로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인텔이 보수적인 기업이었지만 TSMC는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자주 목표를 벗어나는 기업이었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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