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선 지정한 문장을 필기로 쓰는 인형 등 자동 구동 기능을 갖춘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 인형인 오토마타(Automata)가 많이 만들어져 왔다. 중세 유럽에선 도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을 중시했다. 도시에서 같은 시간 감각을 공유하기 위해 큰 시계탑이 여럿 건설됐다. 시계탑 내부에는 큰 진자와 태엽, 끈 등으로 시계를 구동시킨다. 이런 시계탑 생산 기술 향상에 따라 시계 장치를 유용한 오토마타 개발도 활발해진 것.
오트스리아 헬브룬 궁전 정원에 설치된 오토마타는 건물 내부나 주위에 귀족이나 노동자를 재현한 오토마타가 늘어서 있다. 18세기에 들어가면 태엽이나 나사 등 소형화 기술일 발전하면서 소형 본체에 구동 부품을 담은 오토마타가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벌레를 본뜬 오토마타는 날개를 움직이면서 전방으로 진행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작은 새가 고속으로 날갯짓을 하는 모습을 재현하기도 한다.
회전 운동을 상하 운동으로 변환하는 것 같이 운동 방향을 바꾸는 기능을 가진 기구 캠 개발도 진행되면서 오토마타는 다양한 움직임을 재현할 수 있게 됐다. 캠 기구를 구사한 오토마타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건 피에르 자케 드로(Pierre Jaquet Droz)가 만든 라이터다. 작가는 펜으로 손을 움직여 문장을 쓸 수 있었다. 문장 내용은 문자를 지정하는 파트를 끼워 넣는 것으로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었다. 정밀한 움직임을 실현하면서 아이 몸 정도 크기 바디 내에 모든 기구를 담은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다.
존 조셉 마린이 만든 은색 백조 오토마타의 경우 길쭉한 은제 부품을 회전시켜 수면과 비슷한 빛을 재현했다. 백조 목이 부드럽게 가동되며 물고기를 돌려준다.
자동으로 체스를 플레이하는 오토마타의 경우 복잡한 동작을 기계화해 당시 기술자에게 큰 충격을 줬고 에드먼드 카트라이트(Edmund Cartwright)가 자동 방직기를 개발한 동기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