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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오일쇼크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1973년 10월 16∼17일 제4차 중동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 OPEC이 원유 가격 인상이나 감산을 발표하고 이후 이스라엘 지지국에 대한 석유 금수를 잇달아 결정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오일쇼크가 전 세계 경제와 이후 석유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 다음 오일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

1973년 발생한 제4차 중동 전쟁은 6년 전인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영토를 둘러싸고 이집트, 시리아를 비롯한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 사이에서 발발한 전쟁이다. 전쟁 초기에는 아랍 측이 이스라엘 쪽에 밀어 붙인 적도 있지만 이후 이집트와 이스라엘 평화 조약 체결, 시나이 반도에 대한 이집트 반환으로 이어졌다.

제4차 중동 전쟁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이집트, 시리아 지도자와 협정을 맺고 만일 미국이 이스라엘 측을 지원하기 위해 개입하면 석유를 무기화해 보복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나 OPEC 회원국은 원유 가격 인상과 감산, 미국과 네덜란드 등 이스라엘 지지국에 대한 석유 금수를 실시했다.

이렇게 발생한 오일쇼크는 전 세계 석유 시장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원유 가격 추이를 보면 1973년 OPEC 제재가 시작되는 동시에 오르고 이후 10년 이상 가격이 이전 수준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OPEC에 의한 원유 가격 인상과 석유 금수가 잘 진행된 건 당시 OPEC이 전 세계 석유 산출에 있어 큰 우위를 갖고 있었던 것과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석유 비율이 높았던 게 요인이다. 오일쇼크 전 시점에선 미국과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총 에너지량 절반은 석유를 연료로 하고 OPEC 회원국은 전 세계 석유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53%를 생산하고 있었다. 따라서 OPEC에 의한 제재가 잘 작동했다고 할 수 있다.

또 오일쇼크 당시 산유국은 자국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 주권을 되찾았다. 그 결과 당시에는 아직 전기 등 인프라가 구축 중이던 중동 국가에 대해 방대한 오일머니가 유입되게 됐다. 그 중에서도 사우디라아라비아 석유 수입은 1965년 시점 6억 5,500만 달러였던 게 1975년에는 40배인 267억 달러로 급증해 중동 국가의 지정학적 권력이 높아지게 됐다.

석유 가격 상승은 현대보다 취약하고 비효율적이던 당시 경제와 운송 시스템에 큰 혼란을 가져왔고 인플레이션은 곧 태그플레이션이 됐다. 미국에선 가솔린 가격 통제가 배급제라는 정책이 가솔린 부족을 따라 이어져 불황 악화도 진행됐다고 한다. 미국 소비자는 연비가 나쁜 기존 차량에서 더 연비가 좋은 일보 차량으로 갈아탔고 일본차 수입이 증가한 것 외에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연비 기준 CAFE도 도입됐다.

또 중동 산유국에서 쫓겨난 서방 석유 기업은 멕시코만과 북해, 알래스카 북부 등에서 원유 채굴이 어려운 지역으로 진출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석유 생산은 다각화되어 순환, 석유 생산에 있어 중동 국가 영향력은 약화되게 됐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석유 비율은 1973년 오일쇼크 발생 시점에서 석유 생산에 차지하는 OPEC 점유율은 53%를 차지했지만 이후에는 감소해 현재는 36%에 그치고 있다. 또 석유 가격 상승올 대체 연료를 개발하는 인센티브가 생겨 에너지원dpo서 차지하는 석유 비율도 줄어들고 있다.

미국은 2000년대 후반 그간 어려웠던 셰일층에서 석유, 천연가스 추출이 가능한 셰일가스 혁명이 일어나면서 전 세계 유수 석유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일쇼크에서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에너지는 국가 안보에 있어 중요한 의제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하면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23년 10월에는 팔레스타인을 실효 지배하는 테러 조직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군사 충돌이 발생,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에너지 안보 자체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 가능 에너지원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비석유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은 석유 가격 변동이라는 공급망 위험으로부터 소비자를 격리시킨다. 전 세계 에너지 비율 변화 그 중에서도 급속한 전기 자동차 보급은 석유와 이를 감독하는 카르텔의 중요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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