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혜성 충돌…사냥채집에서 농업 사회 이행 불러왔다?

한때 모든 인류는 동식물 사냥이나 채집을 생활 기반으로 하는 사냥 채집 사회를 구축하고 있었지만 신석기 시대에서 신석기 혁명에 의해 일부 사회는 농경을 기반으로 하는 농경 사회로 이동했다. 이 사냥 채집에서 농경으로의 이행에 대해 1만 2,800년 전 일어난 혜성 충돌이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연구팀은 1만 2,900년 전부터 1만 1,500년 전 발생한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라고 불리는 전지구적인 한랭기에 대해 연구했다. 혜성이 지구 대기에 충돌해 흩어진 먼지가 감겨져 결과적으로 극적인 한랭화가 생겼다는 영거드라이아스 임팩트 가설을 지지하고 있다. 또 인류에서 가장 오래된 농업 흔적이 인정된 시리아 유적 텔 아부 후레이라(Tell Abu Hureyra)에서 영거 드라이아스가 주민 생활 양식에 큰 변화를 줬다는 걸 시사하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운석이 충돌하기 이전에 텔 아부 후레이라에는 풍부한 숲이 존재했고 사냥과 채집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1만 2,800만 년 전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을 때 지구는 급격히 추워졌고 이곳 주변은 자연이 적은 건조한 기후로 변화했다.

이미 텔 아부 후레이라는 댐 바닥에 가라앉았지만 댐이 가라앉기 전 고고학자는 다양한 자료를 모았다. 퇴적한 지층에 기초한 연대 측정으로부터 영거 드라이아스 전 풍부한 자연이 퍼져 있었을 무렵 이곳에선 주민은 야생 콩과 식물이나 곡물, 베리 등 과일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영거 드라이아스에 의해 추워진 시기 이곳에선 식생활에서 과일과 베리가 사라지고 대신 렌즈콩, 보리, 밀이 늘었다.

그 결과 영거 드라이아스에 의한 한랭화에 의해 텔 아부 후레이라 사냥 채집 사회는 결과적으로 곡물이나 콩류 재배로 이행한 걸 시사한다. 연구팀은 보리와 밀, 콩류를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증거가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운석 충돌을 가리키는 증거는 남북미와 유럽 등 전 세게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텔 아부 후레이라에선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넘, 다양한 금속 구체가 흩어진 탄소가 풍부한 블랙매트로 불리는 지층이 발견됐다.

블랙매트는 트리니티 실험을 비롯한 핵실험 장소에서도 발견됐다. 핵실험에 의해 방출되는 열과 운석 충돌에 의해 방출되는 열은 모두 2,000도를 넘어 주변 석영 등을 녹이기에 충분한 온도다.

연구팀은 운석이 지구 저고도이고 높은 압력으로 분해되어 지구상에 쏟아졌을 때 지상에 존재하는 석영에 대한 충격 변성 작용은 핵실험 폭발에 의한 충격 변성 작용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또 이번 발견에 대해 농업 개발을 포함한 인류 사회와 문화 변용 사이에 운석이라는 지구 외로부터의 영향이나 이에 따른 환경이나 기후 변화 등 지금까지 생각되지 않던 새로운 인과관계가 있다는 게 시사됐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뉴스레터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