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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의사 17명이 못찾은 통증…챗GPT가 확인했다

챗GPT는 미국 의사 면허 시험인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에 합격할 수 있다고 보고될 만큼 정밀한 문장을 생성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응용이 기대됐다. 이런 챗GPT가 3년간 의사 17명이 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던 7세 소년이 안고 있는 만성통증 원인을 밝힌 것으로 보고됐다.

2020년 당시 4세였던 알렉스 군은 몸 통증을 갑자기 호소하기 시작했다. 당초에는 통증 방지 투여로 통증은 완만해졌지만 이후 소년의 통증은 다시 악화됐고 고통을 참기 위해 부모는 아들에게 충치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해 치과의 진단을 받게 됐다.

치과의는 소년이 충치가 아닌 것으로 보고 이보다는 이와 관련한 수면에 영향이 나오는 게 아닐까 보고 기도 폐색을 전문으로 하는 교정 치과 위생사를 소개했다. 치과 위생사는 소년의 구개가 입과 치아에 비해 너무 작아 야간에 호흡이 어려워지는 것으로 추측해 소년의 구개에 교정 기구를 설치했다. 그 결과 소년의 상태는 일시적으로 개선됐다고 한다.

이후 소년의 몸이 연령대에 비해 성장하고 있지 않다는 걸 우려해 2021년 소아과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지만 의사 진단은 소년의 양발 균형이 무너진 걸 발견했다. 당시 소년은 왼발을 끌어당기면서 걷고 있었고 여기에서 소아과 의사는 소년에게 물리 치료 실시를 추천했다.

한편 소년은 당시 격렬한 편두통이나 권태감에도 시달리고 있어 부모는 소년을 신경내과나 이비인후과 의사에게 데려갔다. 하지만 어떤 의사도 진료를 해도 특정 증상만 다룰 수 있었고 소년이 겪은 통증에 대한 근본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소년은 3년간 의사 17명 진단을 받았지만 통증의 근본 원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 부모는 챗GPT에 소년 증상을 입력했고 챗GPT는 묶임척수증후군(Tethered Spinal Cord Syndrome)이 아니냐는 답을 생성했다.

묶임척수증후군은 보행 이상이나 만성 통증, 자율 신경 증상이 발병하는 등 주로 아이에게 보이는 병이다. 묶임척수증후군 아이가 있는 가족을 위한 커뮤니티에 참여한 소년의 부모는 묶임척수증후군에 익숙한 전문의에게 물었고 그러자 소년은 묶임척수증후군으로 진단받아 치료를 하게 됐다고 한다.

진단을 받은 소년은 곧 수술을 받았고 현재 회복을 해가고 있다고 한다. 묶임척수증후군 수술을 받은 아이는 비교적 조기에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챗GPT를 이용한 질병 진단에 관한 연구는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진행 중이다. 미국응급의학회 AAEM에선 환자 병력이나 신체검사, 투약 이력 등을 이용한 응급의료실 진단에 챗GPT를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구글이 지난 5월 발표한 대규모 언어 모델인 PaLM2를 기반으로 건강 데이터로 학습된 Med-PaLM 2를 이용한 의료용 AI 채팅봇이 일부 의료기관에서 테스트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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