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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평가된 탄소배출권, 과잉 생산되고 있다”

카본 크레딧(Carbon Credit), 탄소배출권이란 기업이 에너지 절약 기기 도입 등으로 줄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레딧 그러니까 배출권으로 발행해 다른 기업이나 개인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이런 탄소배출권을 구입해 기업 측 노력으로 줄일 수 없는 온실가스 배출을 상쇄하고 탈탄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 그런데 케임브리지대학과 암스테르담자유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삼림 보호에 의해 만들어진 탄소배출권은 과대평가되고 있으며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 삭감에 연결되는 비율은 극히 적다고 한다.

탄소배출권은 다른 기업이나 단체가 만들어낸 걸 구입해 자사가 배출한 온실가스를 상쇄할 수 잇다. 지속 가능한 경영이 투자자로부터 중시되는 요즘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건 기업 홍보 관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어 탄소배출권 구입으로 넷제로를 달성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런 탄소배출권 시책 중 하나로 개발도상국이 삼림 감소나 열화를 억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 삭감하면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실시하는 REDD +라는 게 있다. REDD +에 의해 줄어든 온실가스 배출량을 탄소배출권으로 거래해 REDD +를 실시하는 당사자는 삼림 보호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 신용 시장은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2021년에는 1억 5,000만 톤이 넘는 탄소배출권이 자발적인 REDD + 프로젝트에서 발생해 가치는 13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스스로는 거의 온실가스 배출량 삭감을 향한 대처를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는 것으로 자사 배출량을 상쇄해 넷젤호를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REDD +에 의해 생성된 탄소배출권은 REDD + 프로젝트 없이 발생했을 수 있는 나무 손실과 이에 따라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그런데 대부분 이 계산은 너무 단순한 것 외에 때론 자의적으로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페루, 콜롬비아, 캄보디아, 탄자니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실시된 REDD + 프로젝트 18건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팀은 REDD +를 실시한 토지와 삼림율, 토양 비옥도, 주변 산업, 삼림 파괴 기록 등이 비슷한 삼림 지역을 특정하고 REDD + 프로젝트 효과를 측정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REDD + 프로젝트 18건 중 삼림 감소율이 과소평가된 건 불과 1건이다. 삼림 감소율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던 것도 1건에 그치며 남은 16건은 삼림 감소율이 과대평가됐다고 한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2020년까지 이런 REDD + 프로젝트에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 탄소배출권 8,900맡 톤 중 68%에 해당하는 6,000만 톤 배출권이 삼림 파괴를 거의 삭감하지 않은 프로젝트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남은 32%도 프로젝트 개발자가 주장할 만한 성과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팀이 REDD + 프로젝트에서 예측한 삼림 감소 수준을 비교 지역 삼림 감소 수준으로 대체했는데 실제로 이런 REDD + 프로젝트에서 감소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불과 540만 톤에 그쳤다. 이는 2020년까지 이런 REDD + 프로젝트가 생성한 탄소배출권 중 실질적으로 유효한 건 단지 6%에 불과하다는 걸 시사한다. 2021년 11월 시점 이런 REDD + 프로젝트가 발행한 탄소배출권 중 적어도 1,460만 톤이 구입됐다는 것으로 이미 배출량 삭감 관점에서 말하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최근 탄소배출권 시장과 관련한 문제점으로 탄소배출권 실태가 불투명한 레몬 시장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레몬 시장에서 레몬은 저품질 중고차를 의미하는 미국 레몬 자동차라는 속어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레몬 시장은 구매자가 상품이나 서비스 품질을 모르기 때문에 저품질 물건만 나도는 시장을 말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탄소배출권은 주요 오염자에게 기후 신임장을 주는 것이라며 이는 기업이 가능하면 저비용으로 넷제로에 체크 표시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이 왜곡되어 버리는 이유로는 탄소배출권을 산출하기 위한 과거 데이터가 부정확한 것, 프로젝트가 원래 삼림 보호하기 쉬운 장소에서 실시되기 쉬운 것, 인증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삼림 감소율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 탄소배출권으로부터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산이 왜곡되기 쉬운 것 등을 들 수 있다.

연구팀은 엄청난 탄소배출권 발행을 위한 사악한 인센티브가 있으며 현재 시장은 본질적으로 규제되지 않는다며 업계는 악의적 공격자가 배출량 상쇄 시장을 악용하기 위한 허점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이 되려면 보존하는 숲의 양을 정량화하는 훨씬 정교하고 투명한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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