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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워싱턴주, 자본이익세가 가져올 혜택

미국 워싱턴주에선 보육‧공교육 예산 확보를 위해 2021년 주식과 채권 매각으로 얻은 연간 25만 달러 이상 자본 이익(capital gain)에 대해 7% 세금을 부과하는 세법이 통과되어 2023년 4월 처음으로 세금이 징수됐다. 새로운 세금이 워싱턴주에 가져온 이점에는 어떤 게 있을까.

워싱턴주에는 소득세나 법인세가 존재하지 않고 대신 매출세와 사용세, 사업주가 주내에서 얻은 총소득에 대해 과세되는 사업, 직업세 등이 있다. 이런 세제는 가장 부유한 워싱턴 주민에게 유리하며 저소득층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버스 운전자나 호텔 직원, 보육사 등 납세율은 세재 허점을 알거나 뛰어난 회계사를 고용한 부유층보다 높았다고 한다. 대출이나 임대료로 인해 매출세와 고정 자산세로 수입 중 상당히 높은 비율을 지불하는 등 결과적으로 워싱턴주에선 가장 소득이 낮은 층이 지불하는 주세와 지방세 비율이 가장 소득이 높은 층보다 6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이런 상태를 시정하는 동시에 보육‧공교육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워싱턴 주민이 주식과 채권 매각으로 얻은 연간 25만 달러 이상 자본 이익에 대해 7% 세금을 부과하는 캐피털게인세가 2021년 주 의회에서 통과된 것.

이 세제에선 퇴직금 계좌나 부동산 거래에 의한 자본 이익이 대상 외이며 요건을 충족하는 중소기업도 면제되기 때문에 금융 거래 등으로 거액 수익을 얻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일부 부유층은 캐피털게인세는 주 헌법으로 금지된 주민세에 상당한다고 주장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워싱턴주 대법원은 원고 측 주장을 기각하고 헌법상 제한을 받지 않는 물품세라는 판결을 내렸다.

워싱턴주는 세금 통과 시점에서 2023년 7월 1일 종료하는 2023 회계연도에 2억 4,800만 달러 세입을 전망했다. 그런데 아직 일부 대상자가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5월 9일 시점 이미 6억 100만 달러 세금이 모였다. 납부 연장을 신청한 납세자 2,500명이 신고를 마치면 최종적으로 2023년 캐피털게인세 세입은 8억 4,900만 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번 사례는 가장 부유한 층이 예상보다 훨씬 부유했다는 걸 보여주며 이전에 예상했던 속도를 넘어 부유하게 된다는 걸 보여준다. 또 부유층이 얻는 자본 이익은 저중소득층 부담률이 큰 세제에 근거해 구축된 공공 인프라와 실제 일하는 노동자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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