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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표 IoT 운영체제’ 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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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사물인터넷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씽즈 1.0(Android Things 1.0)을 발표했다. 안드로이드씽즈는 구글이 사물인터넷 장치를 위해 개발한 경량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선보였던 브릴로(Brillo)를 이어 받은 플랫폼이다. 브릴로는 구글이 지난 2015년 I/O 2015 기간 중 발표한 것이다. 당시 구글은 구글 위브 시스템을 통해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브릴로 연동 장치를 연결하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이어 등장한 안드로이드씽즈가 첫 선을 보인 건 지난 2016년 12월. 안드로이드씽즈는 구글이 지금까지 개발자 프리뷰 버전을 공개하고 SDK 다운로드도 10만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구글플러스 커뮤니티를 통해 의견을 준 개발자 수도 1만 명이 넘는다. 이런 결과를 담아 이번에 안드로이드씽즈 1.0 정식 버전이 나온 것.

안드로이드씽즈의 가장 큰 장점은 사물인터넷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용 API나 SDK와 호환되는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건 물론이다. 예를 들어 구글 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와 연동을 하거나 AI 음성 명령 기능인 구글 어시스턴트나 사물간 통신을 위한 플랫폼인 구글 위브(Google Weave) 연동이나 활용이 가능하다. 사물인터넷 장치를 개발하려는 기업이라면 플랫폼으로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다.

구글은 이번 안드로이드씽즈 1.0 발표를 통해 인증된 하드웨어 개발자 API와 구글 백엔드 인프라를 이용한 안전한 관리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을 제공한다. 구글은 또 NXP i.MX 8M, 퀄컴 SDA212와 SDA624, 미디어텍 MT8516 등 SoM(System-on-Modules) 지원도 발표했다. 이들 SoM은 모두 3년 장기 보증으로 시제품 투입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SoM 개발 하드웨어와 레퍼런스 디자인은 앞으로 몇 개월 안에 제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다만 개발자 프리뷰 버전에서 지원하던 라즈베리파이3 모델B나 NXP i.MX 7Dual은 정식 버전에서도 계속 지원하지만 NXP i.MX6UL은 지원이 끝난다는 점은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면서 얻은 교훈 가운데 하나는 시간이 지나도 기기를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건 요즘 운영체제에선 당연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드웨어 플랫폼도 안정성 보완이나 보안 패치를 지원하고 모든 기기는 자동 업데이트가 활성화되어 있다. 구글은 무료로 3년 동안 안정성 픽스와 보안 패치를 제공하는 한편 옵션으로 추가 지원도 제공한다. 또 3년 지원 기간 종료 이후에도 응용 프로그램 업데이트는 계속 쓸 수 있다.

다만 비영리 목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위해 안드로이드씽즈 콘솔(Android Things Console)을 이용한다면 활성 장치는 100개까지 제한된다. 안드로이드씽즈 실행 제품을 출시하려는 개발자라면 구글과 판매 계약을 체결, 단말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

안드로이드씽즈 콘솔은 구글이 지난해 6월 발표한 것으로 안드로이드씽즈에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개발한 응용 프로그램을 사물인터넷 장치에 반영하기 위한 개발자 콘솔이다. 안드로이드씽즈 콘솔에는 사물인터넷 장치용 팩토리 이미지 작성, 운영체제 업데이트, 개발자가 만든 APK 로딩 같은 기능이 있어 사물인터넷 장치 관리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개발자는 SoM 유형을 선택하고 제품을 정의한다. 구글플레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구글플레이 서비스를 체크하기만 하면 된다. APK 용량에 따라 파티션 크기를 설정할 수도 있다. 또 안드로이드씽즈 업데이트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하거나 업데이트 푸시 알림을 체크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정상 버전으로 자동 롤백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구글은 이번 정식 버전 출시에 맞춰 안드로이드씽즈 콘솔에 하드웨어 주변장치 설정을 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도 추가했다. 새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용 가능한 주변장치 PIO와 GPIO, I2C 버스 속도 등 장치 속성을 제어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앞으로 더 확장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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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안드로이드씽즈 기기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 LG전자, 아이홈, 레노버 등 다른 기업과의 제휴도 늘리고 있다. 이들 사물인터넷 제품은 올 여름부터 순차 출시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시장은 오는 2023년에는 1,950억 달러에 달하는 성장이 예상된다. 2016년과 견주면 10배 이상 규모가 커진다는 얘기다. 가트너는 지난 2015년 당시 2016년에는 64억 개가 넘는 사물인터넷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겠지만 이 숫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NCTA(National Cable Television Association) 역시 2020년 500억 개 이상 사물인터넷 기기 등장을 예측했다. 예상 수치를 떠나 사물인터넷 기기가 늘어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사물인터넷 기기는 고급기기일수록 의사 결정에 많은 데이터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센서와 외부 데이터 수집 장비 수요가 높아지면서 사물인터넷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속도 센서나 온도 센서, GPS 등 시간이나 장소, 물건에 따라 요구하는 센서 종류도 다양하다.

사물인터넷이 보급되면 그러니까 더 많은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면 기업은 다양한 사물을 원격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현장에서 기기를 정확하게 제어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앞서 밝혔듯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만 사물인터넷 생태계가 실현되려면 제대로 된 인프라가 필요하다. 통신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이 가운데 하나다. 구글이 발표한 안드로이드씽즈 같은 기반 플랫폼도 마찬가지. 또 사물인터넷 자체가 보안 이슈에 민감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보안 측면도 사물인터넷 시장 성장에 맞춰 상승세를 그리며 성장할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구글의 안드로이드씽즈 정식 버전 발표가 이 시장의 확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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