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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언제부터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인류는 불을 사용해 다른 동물과는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불과 함께 걸어온 인류지만 과연 언제부터 불을 사용하기 시작했는지 또 산불로부터 불을 받은 증거가 아니라 스스로 불러온 증거는 언제부터 존재하고 있을까.

인류는 불과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에 대해서 오래된 건 150만 년 전 것이 발견되고 있다. 원숭이 화석이 다수 발견되어 온 남아프리카 동굴인 스와르트크란스(Swartkrans)에서 발견된 화석 중에선 150만 년전부터 100만 년 전 동물 탄 뼈와 함께 인간과 동물 뼈가 발견되어 이런 화석이 인간과 불의 관계를 나타내는 가장 오래된 증거라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유적에서 인간과 유물이나 탄 뼈가 발견됐다고 해서 이게 동시기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고 인류가 불을 통제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자연적으로 발생한 산불을 이용하고 있던 게 아니라 인류가 의도적으로 불을 만들어 불 범위나 온도 등을 관리하고 있던 증거도 중요시되는 것이다.

인류가 불을 사용했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가 발견된 건 이스라엘에 위치한 79만 년 전 유적인 GBY(Gesher Benot Ya’aqov)다. 이곳에선 탄화된 식물과 구운 석기가 늘어서 있는 게 확인됐다. 이스라엘에선 그 밖에도 42만 년 전부터 20만 년 전 증거가 발견된 케셈 동굴이나 34만 년 전 것이 발견된 탐방 동굴 등이 있다. 양쪽 모두에 인류가 불을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가 남아 있는 것. 이런 증거는 인류가 불을 관리하고 있다는 걸 시사하지만 연료 조달에서 불을 준비하고 왜 불을 관리하고 있었는지 동기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건 어렵다.

2023년 5월 18일 공개된 연구 논문에서 입증된 건 이런 인류가 명확한 의도를 갖고 불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5만 년 전 존재했다고 여겨지는 스페인 유적 발도카로스2(Valdocarros II)에서 조사를 실시해 인류의 조상이 불을 통제하고 사용했던 증거를 발견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 인류가 불을 관리했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가 기존 증거로부터 5만 년 전에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

조사에 의하면 썩은 소나무에서 발견된 지질 바이오마커가 이 소나무가 연료로 사용된 걸 나타내고 있었다고 한다. 또 불완전 연소에서 발생하는 폴리아로마틱 하이드로카본이라는 분자 존재도 증거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를 분석하면 발도카로스2에서 발견된 소나무는 350도 전후 저온에서 비교적 단시간에 탄 걸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좀더 높은 온도라면 모닥불 대신 따뜻한 걸 추측할 수 있지만 350도라는 온도에서 따뜻하게 하고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고온 모닥불은 조리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소나무를 이용해 온도를 낮게 유지해 조리에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연구팀이 발견한 증거는 세계적으로 보고된 가장 오래된 건 아니며 처음으로 불을 관리한 인류를 나타내는 것도 아니지만 불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걸 나타내는 복수 증거로 가득 차있다며 인류 진화를 생각하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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