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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이던 버진오비트가 파산한 이유

버진오비트(Virgin Orbit)는 우주 기업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이 위성 발사 사업 등을 전문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그런데 연방파산법 제11조가 적용되어 사실상 파산 상태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보진오비트의 가장 큰 특징은 개조한 보잉747 날개 아래에 설치해 상공으로 날아간 런처원(LauncherOne) 로켓이 그대로 비행기에서 공중 발사되어 우주로 향하는 것. 2년 전 공중 발사에 성공하고 지상에 거대한 발사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유연한 발사 스타일은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향후 우주 계획에 있어 혁신 역할을 완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비행기로 상공으로 나가 발사하는 스타일이어서 런처원에 적재할 수 있는 건 수백kg 무게인 작은 위성 뿐이다. 더구나 1번 발사에 드는 비용은 1,200만 달러다. 요즘 우주 계획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스페이스X보다 고액이 되어 버리는 게 문제시되고 있었다.

또 스페이스X 거대 팔콘9 발사 로켓은 대당 비용이 4억 달러인 반면 버진오비트는 일련의 발사 시스템 개발에 10억 달러가 들어갔다고 한다. 버진오비트는 이 거액에 이르는 개발비를 회수하기 위해선 차례로 런처원으로 소형 위성 발사를 희망하는 고객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올들어 발사에 실패하면서 자금 상황이 악화됐고 이후 자금 조달 문제로 파산 상태가 빠져 버렸다는 것이다.

공중 발사로 우주로 향하는 이런 기발한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거대한 지상 발사대에서 대형 로켓을 날리는 스타일을 이길 수 없었던 게 현실로 보인다. 물론 버진오비트 기술 자산을 높이 평가하고 어딘가가 구제해줄 수 있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성공과 수익이 요구되는 현실이 쉽지 않은 건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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