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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단백질로 의약품 보존 혁신 가능성?

극도의 고온이나 저온, 방사선 하에서 생존이 가능하고 825m/sec로 사출되어도 생존하는 게 보고되고 있는 생물이 타디그레이드(Tardigrade), 물곰이다. 이런 물곰에 포함된 단백질을 이용하면 냉장 보존이 필요한 많은 의약품을 냉각하지 않고 보존할 가능성이 보고됐다.

전 세계 수중이나 이끼 등에 널리 서식하는 몸길이 50마이크로미터에서 1.7밀리미터 미생물인 타디그레이드는 건조 등 어려운 환경에 몸을 두면 자신의 몸을 줄여 생명 활동을 정지시키는 휴면 생활(cryptobiosis) 상태가 된다. 이 상태가 된 물곰은 영하 200도에서 150도라는 극저온이나 고온, 극단적 압력이나 고선량 방사선에서도 견딜 수 있다.

와이오밍대학 연구팀은 곰팡이 일종인 힙시비우스에서 트레할로스와 열가용성 단백질을 추출했다. 이 물질은 크립토비오시스 상태 곰팡이 몸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연구팀은 혈우병A라고 불리는 유전성 출혈성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혈액응고제 VIII인자라는 단백질에 대해 생물물리학적 특성을 미조정한 트레할로스와 열가용성 단백질을 사용해 안정화 능력을 높이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혈액응고제 VIII인자는 일정 범위 내 온도에서 냉장 보존하지 않으면 곧바로 효과가 약해진다. 연구팀은 전 세계 원격지나 개발도상국 지역에선 냉장 보관이 필요한 냉장고와 전기 시스템, 백업에 필요한 발전기 등 인프라를 구입해 혈액응고제 VIII인자를 유지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연구팀은 트레할로스와 열가용성 단백질 등을 테스트해 의약품 장기 보존에서 발생하는 일반적 문제인 고온과 습도 변화에 따른 기능 저하를 억제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열가용성 단백질을 첨가해 가장 안정적으로 혈액응고제 VIII인자를 보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곰팡이 유래 단백질을 사용해 혈액응고제 VIII인자 또는 기타 많은 의약품을 냉장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건조 보관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고 보고하고 단백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백신이나 항체, 줄기세포, 혈액, 혈액제제에서도 같은 효과를 얻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또 이번 연구는 전 세계 원격지나 개발 도상 지역에서의 치료에 유익할 뿐 아니라 의약품이나 식품, 기타 생체분자 저온 보존에 필요한 냉장고 등이 불필요해지는 새로운 기술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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