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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아카이브 “모든 도서관 미래 위협하는 소송”

웹페이지 아카이브 열람 서비스인 웨이백 머신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인터넷아카이브는 2020년 3월 전자책 140만권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전자 도서관 내셔널이머전시라이브러리(National Emergency Library)를 오픈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 출판사로부터 산업 규모의 의도적인 디지털 저작권 침해라고 소송을 당한 인터넷아카이브가 2023년 3월 20일 구두 변론을 향해 찬성하는 목소리를 온라인상에서 모집하고 있다.

인터넷아카이브가 설립한 내셔널이머전시라이브러리는 저작권이 없는 책을 포함한 140만권을 대여하는 전자 도서관 서비스로 인기 책도 예약 대기를 하지 않고 읽을 수 있다. 이전부터 인터넷아카이브는 종이책을 스캔한 전자책을 대여했지만 내셔널이머전시라이브러리에선 다양한 제한이 사라지고 같은 책을 여러 명이 한 번에 읽을 수 있게 됐다.

내셔널이머전시라이브러리는 종이 도서를 스캔한 데이터를 대여하는 메커니즘을 채택하고 있으며 일반 도서관이 사용하는 저작권 회피 제한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CDL(Controlled Digital Lending)라는 독자 이론을 이용해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20년 6월 여러 대형 출판사가 인터넷아카이브 전자 도서관은 산업 규모에서의 의도적 디지털 저작권 침해라며 소송을 벌였다. 출판사는 인터넷아카이브는 법적 틀 외부에서 작동할 뿐 아니라 악의적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터넷아카이브 전자 도서관과 이에 대한 출판사 소송에 대해선 영리 목적 출판사에 의해 도서관의 문화를 후세에 남기는 역할이 사라진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아카이브는 저작권법에 대해 불성실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아카이브는 변론 전 웹사이트(Battle for Libraries)를 시작해 찬성하는 목소리를 모았다. 인터넷아카이브에 동의하는 사람은 이름, 이메일 주소, 국가, 의견 등을 작성해 등록, 연대감을 나타낼 수 있다.

인터넷아카이브는 주요 출판사 소송은 모든 도서관이 전자책을 소유할 권리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형 출판사는 도서관이 전자책을 영구적으로 소유하고 저장하는 옵션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전자책 라이선스를 대여, 이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며 투명성 없이 전자책 내용을 편집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이 점에 대해 인터넷 아카이브는 대형 출판사가 도서관 소장 책을 마음대로 회수하거나 폐기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전자책도 개별 도서관이 독립 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분산형 큐레이션은 책이 검열에 강해지고 일반을 향해 공개되며 변경되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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