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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리진, 나사 손잡고 화성 탐사 나선다

화성이나 다른 행성에 탐사기를 보내려는 야망을 보이고 있는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이번에는 화선 미션에 블루오리진(Blue Origin)을 선정했다. 지난 2월 9일 발표된 계약에 따르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로켓인 뉴글렌(New Glenn)을 ESCAPADE(Escape and Plasma Acceleration and Dynamics Explorers)에 채택한다는 것.

나사는 과거 기업과 제휴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화선 미션을 위해 손을 잡은 것이다. ESCAPADE는 2024년 후반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기지 발사대(Space Launch Complex-36)에서 뉴글렌에 탑재되어 발사될 예정이다.

블루오리진 측은 ESCAPADE는 나사가 몇 년간 실행해온 화성 과학 탐사 임무를 계승한 것이라면서 이번 발사 프로그램으로 화성 자기권 조사를 실시하는 탐사선 발사에 뉴글렌이 선정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ESCAPADE는 11개월에 이르는 긴 여행을 거쳐 화성에 도착한 뒤 자기권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 미션에선 탐사기 2기를 이용해 화성 자기권과 태양풍이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에너지와 플라즈마가 어떻게 자기권에 출입하고 있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들 탐사기에는 자기권 측정에 사용하는 자기계, 이온과 전자 움직임을 측정하는 정전 분석기, 플라즈마와 자기권 특성을 측정하는 플라즈마 측정기 3종류 기기가 탑재된다. 이번에 사용되는 쌍둥이 탐사기는 로켓랩(Rocket Lab)이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우주과학연구소와 제휴해 개발했다.

ESCAPADE를 실은 뉴글렌은 2024년 후반 발사 예정이다.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이 로켓 특징은 1단은 재활용 가능하다는 것으로 회사 측에 따르면 25회 미션에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 또 재활용형 BE-4 엔진 7기를 탑재하고 있다. BE-4 엔진은 액화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고 있어 1차 연소실을 과산화 상태로 연소한다.

블루오리진은 2020년 예정된 뉴글렌 발사를 여러 차례 뒤로 미뤄왔다. 이후 2022년 예정된 것도 실현에 이르지 못했고 최근에는 첫 비행을 2023년으로 연기했다. 나사는 이번에 이 로켓을 기용하기로 했지만 만일 뉴글렌 첫 비행이 잘 안 되게 되면 ESCAPADE 미션 행선지에도 좋지 않다. 블루오리진은 지금까지 로켓을 궤도에 올려놓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회사 측에는 상당한 압력이 될 수 있다. 블루오리진은 탄도 비행에 성공시킨 걸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일론 머스크가 지적하기도 했듯 이 회사 우주선이 궤도에 투입된 적은 한 번도 없다.

블루오리진은 지금까지 2020년 나사와 미래 발사에 뉴글렌을 기용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나사와 제휴해왔다. 2021년에는 스페이스X, 다이네틱스(Dynetics),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과 함께 달 착륙 아르테미스3 미션 구상을 책정하는 계약을 하기도 했다. 다만 최종적으론 스페이스X가 계약을 체결해 스타십 개발을 수주하는 결과를 얻었다.

현재는 시에라스페이스(Sierra Space)와 제휴해 나사 상용 우주 정거장 구상에 임하고 있다. 2030년 국제우주정거장 은퇴가 정해져 있으며 이를 위해 나사와 전 세계 각국 민간 기업이 협력해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달 착륙선을 둘러싼 계약으로 스페이스X와 경쟁하던 블루오리진이 나사를 제소했다가 최종 패소한 전력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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