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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택 차고서 차 수리 불법인 곳 있다?

자동차를 직접 수리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오일 교환이나 브레이크 패드 교환, 엔진 수리까지 직접 해버리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선 실수로 애차 수리나 유지보수를 하면 벌금 지불을 명할 수 있는 조례가 있다고 한다.

새크라멘토 카운티에 거주하는 자동차 애호가에게 문제가 된 조례는 새크라멘토 도시계획에 관한 조례(Sacramento County Zoning Code) 중 일부다. 이 조례 섹션 3.9.3.L에선 주민이 할 수 있는 자동차 유지보수는 경미한 조정이나 수리라고 규정되어 있어 이보다 큰 걸 허가 없이 실시하면 불법이 되어 버린다고 한다. 경미한 조정과 수리는 라디에이터, 변속기, 머플러, 브레이크 수리, 오일 교환 등을 예로 들 수 있지만 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무엇이 법률로 허용되는 수리나 정비 범위인지 제대로 정해지지 않게 된다.

예를 들면 변속기 정비는 적법하지만 망가진 변속기 수리는 불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수리를 할 수 있는 건 자동차가 있는 집 거주자 뿐이어서 차가 고장이 나 곤란한 친구 집에 가서 수리해준다는 것도 불법이다.

그 중에서도 곤란한 건 공구를 사용하는 경우다. 가정에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공구를 이용한 수리는 합법적이지만 어떤 공구가 일반 가정에 있는지 판단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브레이크 교환이라고 해도 일반 자동차 디스크 브레이크의 브레이크 패드라면 십자 렌치 같은 공구를 이용해 DIY로 교환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브레이크 드럼을 채택한 차량 브레이크 교환을 하면 특수 공구가 필요해 불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조례는 규정이 너무 모호하고 여러 모로 해석할 수 있어 2020년 한 번 개정되어 문언 추가 등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아직 명확하지 않은 설명이 남아 있다. 이런 조례가 이뤄진 이유에 대해 지자체 사이트에는 자동차 수리에 관련된 화학 물질은 지역을 오염시켜 주민 건강과 복지를 위험에 처하게 할 가능성이 있으며 또 이런 행위는 차 교통량을 늘리고 경관을 훼손해 토지와 집 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보도에 따르면 주민이 집에서 수리업을 운영하는 걸 저지하려는 생각이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수리할 권리를 인정하는 움직임에 역행하는 것 같은 법률에 대해 이 규정이 생긴 이유가 뭐든 많은 자동차 애호가에게는 자신의 소유지에서 소유 차량에 복잡한 수리나 개조를 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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