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수출 규제 중인데…러시아가 칩 수입 가능한 이유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일환으로 2022년 2월말부터 미국 반도체 대기업인 인텔과 AMD 등이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공급 경로는 열린 상태다.

미국 정부가 2월 24일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침공으로 반도체와 항공 부품에 대한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이 수출 규제는 군사 목적 칩, 민간과 군사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칩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인도적 목적 제품이나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용 제품에 대해선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규제 대상에 대한 엄격한 점검을 필요로 해 인텔과 AMD는 모든 제품 수출을 중단하고 있다.

수출 규제가 발표된 다음 달인 지난 3월 터키 사업가가 아즈인터내셔널(Azu International)이라는 IT 제품 도매 기업을 시작해 곧바로 미국에서 러시아로의 PC 제품 수출을 시작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즈인터내셔널 공동 설립자는 독일에서 스마트임펙스(Smart impex)라는 IT 제품 도매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이 관계로 인해 아즈인터내셔널은 빠르게 성장해 7개월 만에 2,000만 달러 상당 부품을 러시아에 수출했다고 한다. 스마트임펙스는 러시아로 수출하거나 러시아에 판매할 수 없지만 터키에는 판매할 수 있으며 EU 비가맹국인 터키에서 러시아로의 수출은 규제되지 않는다는 것.

영국 왕립방위안보연구소 RUSI 등 조사에 따르면 서방 국가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의 공급 경로가 열린 채 남은 건 아즈인터내셔널 같은 예도 있으며 수출 규제가 이뤄지고 10월 말까지 7개월 만에 적어도 26억 달러어치 전자 부품이 러시아로 출하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이 가운데 7억 7,700만 달러는 러시아 무기 시스템 칩으로 제조되고 있었다고 한다.

미국 상무부 측은 수출 규제 실시 이후 경제 제재에 대응한 38개국 행동으로 러시아로의 반도체 수출은 70% 가까이 줄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세관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침공 이후 러시아 반도체 수입 신고 가격은 실제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지적이다. 상무부 대변인은 상무부가 다른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에 이 조사 결과에 대해 논평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도에선 반도체 제조 업체인 인텔, AMD,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에 2022년 봄부터 가을경 러시아에 보낸 제품 출하에 대한 러시아 세관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인텔 측은 조사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AMD 측은 모든 수출 규제를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한 제품 판매와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역시 2월말 이후 러시아에 출하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반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전환을 막는 조치를 실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규제를 회피하고 출하하는 외국 기업 뿐 아니라 러시아 국내 기업이 수출 규제에 대처해 움직이는 예도 있다.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한 기업(OOO Novelco)은 외국 제품 수입을 계속할 방법에 대해 러시아 기업용으로 세미나 등에서 조언을 받아 중국령 마카오를 러시아 출하 지점으로 이용하거나 이스탄불에 반도체 출하를 목적으로 한 기업을 설립하고 코로나19 유행에 의한 수출 제한으로 경험한 교훈을 살린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다른 모스크바 전자 부품 판매자(AO GK Radiant)는 2022년 설립 30주년을 맞은 곳으로 러시아 고객에게 서양 칩을 수입해 판매한다. 2021년 7월 미국 상무부는 미국 원산 전자 부품을 조달해 러시아 군사 계획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기업을 무역 제한 목록에 추가했고 이후 러시아 통관 기록에서 이 기업 수입은 급감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이 회사는 건물 동일 층을 본사로 하는 다른 기업(Titan-Micro)을 설립해 서방 칩 수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기업은 모스크바 북부 숲 목조 집을 주소로 삼았지만 실제로 연락을 하면 직원은 기존 판매자와 같은 건물 11층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방 국가가 엄격한 경제 제재를 하는 가운데 러시아에선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중국 대기업 CPU(Loongson) 수출을 중국 정부가 금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측 수출 규제는 서방 국가 경제 제재를 목적으로 한 규제와 달리 이 칩이 중국 군산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도 러시아처럼 수출 규제를 강하게 받고 난 이후 국내용으로 유지하려는 의도 때문이라고 한다. 이 칩 수출 규제가 정식으로 이뤄져도 직접적인 영향은 높지 않다고 보인다.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반도체는 불량률이 상당히 높다는 보도도 있다. 그럼에도 다른 국가를 경유한 서방 국가 공급이 차단되고 중국에서 공급까지 중단되면 러시아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