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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가 공개한 진짜 전쟁 vs 게임 영상 구분법

군사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르마3(Arma 3) 영상이 현실에서 촬영된 영상인 거처럼 유통되어 개발사인 보헤미아인터렉티브(Bohemia Interactive)가 가짜 뉴스 확산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2013년 출시된 이 게임은 MOD를 이용해 모든 분쟁을 자세하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짜 뉴스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난 11월 28일 체코에 본사를 둔 보헤미아인터렉티브는 성명을 발표하고 아르마3에서 인용된 영상이 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실 분쟁처럼 유통되는 것에 대해 대응하겠다는 자세를 밝혔다.

아르마3에서 인용된 영상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어 현실이라고 착각을 불러오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러시아 군함을 공격했다는 타이틀이 붙여진 영상의 경우 실제로는 아르마3 영상이다. 물론 이 영상을 올린 사람은 개요에 게임 영상이라고 명기했지만 이 영상 일부를 잘라낸 게 현실인 것처럼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또 지난 7월 20일 다른 아르마3 영상도 업로더 의도에 반하는 형태로 트위터에 다시 올라오기도 했다. 아르마3 무대는 2035년 근미래 세계지만 아르마 시리즈는 사용자가 제작하는 MOD 파일로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손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무기와 장비, 시나리오가 많이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불문하고 현실 모든 분쟁을 자세하게 재현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고 한다.

보헤미아인터렉티브는 현대 전쟁 분쟁을 현실적으로 시뮬레이트할 수 있다는 건 기쁘지만 실제 전투 영상처럼 오인되어 전쟁 홍보에 이용되는 건 기쁘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과거에는 아르마 시리즈 영상을 러시아 방송국이 시리아 내전으로 내보내거나 영국 방송국이 IRA 테러 공격으로 실수한 사례도 있었다. 보헤미아인터렉티브는 동영상이 게시되는 각 플랫폼에 플래그를 세우는 것으로 대항하려 하지만 동영상이 1개 삭제될 때마다 다른 10개가 올라와 거의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더 뛰어난 영향력과 능력을 가진 대형 미디어나 팩트체커 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향후를 향해 대응해 나갈 생각을 밝혔다. 또 개발자 조언으로 게임 내 영상과 현실 영상을 구분하는 방법도 밝혔다. 첫째는 낮은 해상도. 오래된 스마트폰에서도 HD 화질로 영상을 공유할 수 있지만 가짜 영상은 게임 영상인 걸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화질을 떨어뜨리고 흐리게 한다.

둘째는 손떨림. 드라마틱한 연출을 위해 가짜 영상은 게임을 그대로 캡처하는 게 아니라 모니터 등에서 찍은 걸 촬영한 게 많다. 셋째 어두운 장소나 야간 동영상, 디테일을 속이기 위해 영상은 어두운 게 많다고 한다. 넷째 음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게임 내 효과음은 현실과 구별하기 쉽기 때문에 가짜 영상은 무음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음은 움직이는 인간이 나오지 않는 것. 아르마는 군용 차량 움직임은 비교적 리얼하게 재현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인간 움직임을 재현하는 건 곤란하다. 이 때문에 가짜 영상에는 움직이는 인간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어 HUD 요소가 보인다는 것. 가짜 영상에는 게임 특유의 무기 선택 화면, 잔탄수, 차량 상태, 게임 내 메시지 등이 보일 수 있다. 이들은 보통 영상 가장자리와 모서리에 표시된다. 또 부자연스러운 파티클 이펙트. 최신 게임에서도 폭발과 연기, 불꽃, 먼지 상태를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건 여전히 큰 과제다. 아르마도 예외는 아니며 이런 묘사로 구분할 수 있다. 이어 보헤미아인터렉티브는 고도의 군사 장비 지식을 가진 사람은 분쟁에 어울리지 않는 장비가 사용되고 있는 걸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널리 유포되는 가짜 영상에선 미국 방공 시스템 카운터-RAM(Counter-RAM)가 미국 지상 공격기 A-10을 격추하는 모습이 비치고 있다고 한다.

회사 측은 아르마3 플레이어와 콘텐츠 제작자에게는 게임 영상을 책임지고 사용해주기를 부탁드린다며 반드시 비디오 게임 유래 영상이며 현실 사건을 그린 게 아니라고 명기해달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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