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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바 품은 아마존, 우려 쏟아지는 이유

아마존이 지난 8월 5일 로봇청소기 룸바를 개발하는 아이로봇(iRobot)을 17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제시한 인수액은 아이로봇 순부채를 포함한 17억 달러. 아마존은 주당 61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거래한다고 한다. 아이로봇은 이미 아마존 인수안에 합의해 계약에 서명하고 있으며 아이로봇 주주와 규제 당국 승인을 받으면 거래가 완료된다.

아이로봇은 MIT공대 인공지능연구소 멤버가 설립한 기업이다. 당초 장난감 로봇을 개발해 완구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매 실적이 안좋았고 2002년 로봇 진공 청소기 룸바를 개발해 로봇 진공 청소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기업으로 알려지게 됐다. 아이로봇은 룸바 외에도 한때 군사용 로봇도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아마존도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가정용 로봇인 아스트로(Astro)를 발표한 바 있다.

아마존 측은 2002년 룸바가 등장한 이래로 아이로봇은 모든 세대 제품으로 고객을 기쁘게 했다며 지금까지 가사에 소비하던 고객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하게 했다고 밝혔다. 콜린 앵글 아이로봇 CEO는 아마존이 사람이 집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사려 깊은 혁신을 구축하려는 자사와 열정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런 사명을 계속하기 위해 아마존 일원이 되고 앞으로 몇 년간 고객을 위해 함께 혁신을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ILSR(Institute for Local Self-Reliance) 연구자 론 녹스는 이번 인수가 아마존의 역사상 가장 위험하고 협박적인 인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보면 아이로봇이 개발하는 로봇 청소기 룸바는 전 세계에서 4,000만 대 이상 가동 중이며 이미 일상 생활이 됐다는 것. 룸바 같은 인기 제품을 인수하는데 아마존이 흥미를 느끼는 건 당연하겠지만 아이로봇을 인수하면 아마존은 더 많을 걸 얻을 수 있다며 사용자 집이나 생활에 관여하는 새로운 방법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의 아이로봇 인수가 경쟁을 훼손할지 여부에 대해서 걱정하더라도 이 거래는 나쁘다며 이번 인수는 아마존에서 가장 큰 경쟁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라임 시스템에 의해 지원되는 거대한 독점력과 결합하면 지금은 다른 스마트 청소기 옵션이 존재하지만 아마존이 룸바라는 브랜드를 소유하면 이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마존이 또 어떻게 룸바를 이용해 가정용 로봇 시장을 독점할지, 시장에서 경쟁자를 몰아내기 위해 약탈적 가격 설정을 하고 그 과정에서 시장을 독점한다는 게 아마존 방식이라고 밝혔다. 또 룸바는 청소를 하면서 집에 대한 정보를 인식, 수집하는데 이는 미국 소비자에게 대한 모든 걸 알고 싶어 하는 아마존이 사용자가 어디에 살고 어떤 쇼핑을 하고 뭘 먹는지에 대한 아마도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기업을 인수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프라이버시 관점에서 보면 이건 악몽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다른 방대하고 침략적 데이터세트를 얻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와 독점금지법 위반에 대한 우려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며 스피커, 도어벨, 보안 카메라에 마이크를 탑재한 상품을 취급하는 아마존이 집 형태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이 이 합병을 수직 통합이라고 생각한다면 여기에 반대로 경쟁적인 수평 요소도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며 이기기 어렵더라도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2가지다. 이미 스마트 스피커나 도어벨, 보안 카메라 등 스마트홈 제품을 선보인 아마존이 같은 스마트홈 제품 일종인 룸바를 보유한 아이로봇을 인수한다는 건 시장 독점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가 첫째다. 또 하나는 이미 많은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는 아마존이 가정 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룸바를 보유하게 되면 사용자 프라이버시가 점점 더 손상된다는 것이다.

아마존이 아이로봇을 인수해 룸바가 수집하는 집 배치 등 정보를 아마존이 입수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 프라이버시가 손상된다는 점에 대해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마존이 보유한 광범위한 모니터링 인프라와 결합하면 아마존이 항상 사용자를 모니터링하고 삶에 관여하고 사용자에게 뭔가를 판매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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