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타트업 어스그리드(Earthgrid)는 기존 볼링보다 최대 100배 빠르고 98% 저렴하게 터널을 파낼 수 있는 플라즈마 볼링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해 미국 내 에너지와 인터넷, 공공시설 송전망을 리뉴얼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볼링 머신은 거대한 절단 휠로 천천히 터널을 파낸다. 하지만 어스그리드 로봇은 고온에서 암석을 폭파, 파쇄, 증발시키는 핵파쇄라는 절차를 채택하고 있다. 로봇은 화석 연료가 아닌 전기로 움직이기 때문에 환경 부하도 줄일 수 있다. 암석에 직접 닿지 않고 굴착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저렴하며 지금까지보다 비용이 적은 굴삭도 가능하게 된다.
RBR(Rapid Burrowing Robot)라고 불리는 이 볼링 로봇은 큰 원반에 2만 7,000도 초고온을 발생시키는 플라즈마 토치를 여럿 장착하고 있다. 가동할 때에는 초고온 디스크를 회전시켜 암반을 휘두르며 폭파해나간다. 사용 전력 추정치에 따르면 플라즈마 토치 72개를 이용해 사람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인 1m 구멍을 판다면 저출력 설정으로 40메가와트 전력이 필요하다. 더 빨리 드릴링하려면 고출력 설정으로 120메가와트가 필요하다. 대규모 터널 드릴링은 로봇 뒷면에 대형 리그를 설치해 1.38기가와트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고출력이면 하루 최대 1km 터널을 파낼 수 있다. 참고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지하터널을 판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볼링컴퍼니는 기계식 굴삭기로 주당 1.6km 굴착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비해 RBR은 4배 빠른 셈이다.
비용 면에서도 RBR은 뛰어나다. 여러 번 드릴비트나 커터 헤드를 교체할 필요가 없고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 로봇이기 때문에 작업원은 적어도 무방하다. 굴착할 때 진흙이나 화학물질 처분도 불필요하다. 폐기물 제거가 간단하다는 장점도 있다. 폐기물은 도로나 콘크리트 제조를 위해 매각할 수도 있다고 한다. 1m당 드릴링 비용은 300달러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