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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저작권 침해 통지 악용자에 100억대 소송

기본 플레이 무려 액선 MMO 게임인 데스티니2(Destiny 2) 개발사인 번지(Bungie)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올리는 데스티니2 관련 동영상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대량 저작권 침해 DMCA 통지에 시달리고 있다. 번지는 이 같은 허위 DMCA 통지 발송자를 식별하고 100억 원 규모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2022년 초 유튜브에 올라온 데스티니2 관련 동영상에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DMCCA 알림을 제출한 누군가가 나타나며 데스티니2 팬 커뮤니티가 혼란에 빠졌다. 이로 인해 DMCA 알림을 받은 영상은 유튜브에서 삭제됐다.

번지는 사용자다 데스니티2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간에 번지가 어떤 이유로 콘텐츠 삭제를 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번지가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DMCA 통지는 모두 허위였다고 한다.

이후 2022년 3월말 번지는 워싱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G메일 계정 2개가 번지 저작권 침해 방지 파트너인 CSC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2개 계정은 가짜 DMCA 알림을 유튜브에 제출하는데 사용했다고 한다. 번지는 소송에서 가짜 DMCA 통지에 대한 손해배상 외에 저작권 침해, 비즈니스 명예 훼손, 계약 위반, 소비자 보호법 위반 등에 대한 추가 청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범인 신원이 알려지지 않아 소송에 진전은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6월 4주차 번지가 법원에 제출한 수정 소장에 마침내 피고인 이름이 들어갔다. 여기에서 번지는 DMCA 알림을 악용한 사람을 어떻게 식별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번지는 처음에는 구글에 가짜 DMCA 알림을 보내는 사람 정보 제출을 요청했지만 구글은 번지 저작권 침해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허위 가능성이 있는 DMCA 통지를 송신하는 사용자 정보에 대해선 제공을 거부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구글은 2022년 6월 10일 마침내 가짜 DMCA 알림을 제출한 G메일 계정 2개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번지 측에 제출했다. 구글이 번지에 제공한 건 두 계정을 통해 전송된 DMCA 알림 목록, 계정간 모든 통신 내용 복사, 계정에 액세스하는데 사용된 IP 주소 로그 등이다. 이 정보를 통해 번지는 G메일 계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터넷 제공업체(Consolidated Communications)를 사용 중이라는 걸 확인했다. 또 3월 22일 로그에서 한쪽 G메일 계정에서 사용자가 로그아웃하고 1초 뒤 다른 한쪽 계정에 사용자가 로그인한 걸 특정하고 2개 계정이 동일 인물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구글이 제공하는 IP 주소 정보는 번지 저작권 침해 방지 공급 업체인 CSC에 악성 이메일을 보내는 데에도 사용됐다는 게 밝혀졌다. 더구나 허위 DMCA 통지를 송신하던 G메일 계정 중 하나는 패키지 버전 데스티니2를 구입한 것도 판명됐다. 이 패키지 버전은 록린 한 주소로 배송됐다고 한다. 패키지 버전에는 보너스 다운로드 링크가 함께 제공되며 해당 링크는 구매자에게 이메일로 전송된다. 이 링크를 클릭한 수신자 IP 주소가 허위 DMCA 알림을 보낸 사용자 IP 주소와 일치한 것. 이 링크는 클릭한 건 다른 G메일(PerfectNazo1@gmail.com) 계정이었다.

이와 별도로 한 유튜버(Lord Nazo)가 CSC에서 DMCA 알림을 받고 자신이 올린 영상을 삭제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에 격노한 이 유튜버는 자신의 영상은 페어 유스 범위 내라고 주장했다. 이 이의 제기에는 위 이메일 주소(PerfectNazo1@gmail.com)가 포함되어 있으며 주소는 캘리포니아주 록린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본명은 닉 마이너(Nick Minor)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이 유튜버는 2021년 12월 CSC로부터 DMCA 통지를 받고 있던 계정인 게 판명됐다. 또 이 유튜버가 DMCA 알림을 받은 동영상을 삭제한 2022년 1월 25일 허위 DMCA 알림을 제출하는데 사용된 G메일 계정 중 하나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련의 정보를 보면 닉 마이너가 허위 DMCA 통지를 하던 인물이라고 번지는 단정하고 그를 수정 소장 피고인으로 적시했다. 2022년 3월 들어 번지가 가짜 DMCA 통지를 한 사람에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보도된 뒤 닉 마이너는 VPN을 사용해 G메일 계정에 액세스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것으로 보인다. 또 번지는 소송에서 그에게 적어도 765만 달러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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