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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 기업은 데이터로 협업한다”

지난 2021년 7월 세일즈포스에 인수된 글로벌 협업툴 기업인 슬랙(Slack)을 사용하던 물류 라스트일 스타트업 매쉬코리아는 10월 세일즈포스 세일즈클라우드를 도입했다. 코로나19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업 기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메쉬코리아는 세일즈포스 단일 플랫폼에서 슬랙으로 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고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퍼스트 팀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제 기업마다 협업툴은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혁신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이 일하는 방식과 비결을 밝힐 때 빠지지 않는 협업툴은 팬데믹 사태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 것. 스타트업은 물론 그룹웨어 중심 소통을 지속하던 엔터프라이즈와 중소기업도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협업툴을 도입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협업툴 열풍에는 숨겨진 이면이 있다. 협업툴로 인한 잦은 커뮤니케이션과 멀티태스킹이 오히려 생산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 몰입이 성과로 이어진다는 딥워크(Deep Work) 이론을 제시한 칼 뉴포트는 이메일, 메신저 같은 피상적 업무나 업무 맥락이 자주 바뀌는 컨텍스트 스위칭(Context-Switching)이 반복되면 업무에 몰입하지 못해 오히려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협업툴을 도입하는 게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얘기다. 진정한 협업이 이뤄지는 직장을 만들고 싶은 기업이라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한편 팬데믹 사태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업 대응은 생존과 직결할 만큼 중요해졌다.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려면 기업은 어떻게 협업을 유도해야 할까.

목적에 맞는 협업툴 도입해야=많은 기업이 회사와 적합한 협업툴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협업툴은 크게 메신저와 원페이지형으로 나뉜다. 대표적인 메신저형 협업툴로는 슬랙, 잔디 등이 있다. 원페이지 협업툴로는 노션, 콜라비 등이 대표적이다.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의사 결정이 필요한 기업이나 부서는 메신저 기반 툴을 이용하면 좋다. 업무 맥락을 유지해 직원 몰입 조성이 중요한 기업이라면 원페이지 툴이 좋다.

메신저형 협업툴인 잔디

또 직원이 커뮤니케이션별 목적에 부합하는 툴로 사용하도록 유도하면 기업은 생산성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프로젝트 관련 정보는 원페이지 형태 협업툴을 사용해 기록하되 실시간으로 의견을 물어볼 수 있도록 메시지형 협업툴을 병행해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원페이지 협업툴인 콜라비

다양한 앱 통합 가능한 협업툴 도입해야=원페이지 협업툴 기업이 메신저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는 등 앞서 언급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협업툴 기업마다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렇듯 협업툴 기업은 제품에 광범위한 기능을 추가 제공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문제가 있다. 바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연결하는 게 어렵다는 것. 거의 모든 기업이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문서 작성 애플리케이션을 빼면 현재 대다수 협업툴은 기업이 기존에 사용하는 외부 애플리케이션이나 시스템과 잘 통합되지 않는다.

최근 협업툴을 도입한 기업을 가정해보자. 이 기업 마케팅팀은 마케팅 채널을 관리하기 위한 외부 시스템을 이전부터 썼다. 이때 새로 도입한 협업툴이 레거시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으면 마케팅팀 직원은 협업툴과 디지털 채널 관리 시스템을 모두 번갈아 가며 사용해야 한다. 결국 직원은 번거로움을 느끼게 되고 기업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과제에 직면한다. 이런 이유로 기업은 높은 통합성과 연계성을 갖춘 협업툴을 도입하는 게 중요하다.

디지털 시대, 진정한 의미 협업은=디지털 시대 기업은 단순히 협업툴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업무 생산성과 업무 성과 모두를 높일 수 없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협업을 달성하려면 기업은 전체 업무 프로세스를 바꿔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업툴은 물론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글로벌 메신저형 협업툴 기업인 슬랙과 원페이지 협업툴 큅(Quip)을 인수한 CRM 기업 세일즈포스는 이를 통해 데이터 기반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슬랙-퍼스트 커스터머 360(Slack-first Customer 360)을 통해 빠르게 소통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덕분에 기업은 영업과 서비스, 마케팅, 커머스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협업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것.

그 중에서도 세일즈포스와 연계한 슬랙은 디지털 공간 내 오피스 역할을 수행하며 협업툴 이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슬랙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이 고객, 임직원,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가 모두 모일 수 있는 디지털 본사(Digital HQ)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자리잡은 메가존 클라우드, 센드버드 모두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통해 업무 생산성과 성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메가존 클라우드는 세일즈 서비스, 클라우드, 파닥, 플랫폼 등 다양한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도입해 영업과 마케팅, 서비스 분야 디지털 혁신을 꾀한다.

센드버드는 세일즈포스가 보유한 세일즈 클라우드와 서비스 클라우드를 도입해 세일즈 서비스 분야 디지털 혁신을 달성했다. 부서별로 각각 다른 시스템을 사용해 고객에게 일관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느낀 센드버드는 고객에 대한 통합적 시각을 제공하는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 경험을 혁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 원활한 협업 환경을 구축해 부서별 사일로 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기존 커스터머 360 제품군에 슬랙을 더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하는 방식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고객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더 쾌적하고 생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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