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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살펴보는 전세계 민주주의 현황

민주주의 국가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권위주의는 훨씬 오래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대부분 민주주의는 권위주의보다 최근 일에 불과하다. 어떤 국가가 민주주의인지 확정하려면 많은 과제가 따라온다. 민주주의 정의나 실제 정치 체제가 해당 정의에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에 대해선 다수 의견이 있어 모든 평가가 어느 정도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대학 연구자가 이를 바탕으로 매년 전문가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인 V-Dem을 바탕으로 설계한 RoW 분류법을 이용해 그 중 민주주의로 정의되고 있는 선거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 2개 구분으로 해설하고 있다. RoW 분류법에 있어 선거민주주의는 시민은 의미 있고 자유롭고 공정하며 복수 정당제 선거에 참가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정의하며 자유민주주의는 선거민주주의 요소에 더해 시민은 개인과 소수자 권리를 갖고 있으며 법에 따라 평등하며 행정 행동은 입법부와 법원에 의해 제약되어 있다고 정의된다.

RoW 분류법에 있어선 시민은 복수정당제 선거를 통해 정부 최고 경영 책임자 또는 입법부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고 정의되는 폐쇄적 권위주의, 시민은 복수정당제 선거를 통해 최고 행정관과 입법부를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지만 결사 자유나 표현의 자유 등 선거를 의미있는 자유롭고 공정한 것으로 하는 자유가 부족하다고 정의되는 선거권위주의라는 구분도 존재하지만 이들은 민주주의로는 정의되지 않는다.

RoW 분류법에 근거해 분류한 세계 지도를 보면 적색은 폐쇄적 권위주의, 오렌지색은 선거권위주의, 하늘색은 선거민주주의, 청색은 자유민주주의다. 미국과 영국, 우리나라 등은 자유민주주의, 중국과 소말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폐쇄적 권위주의로 구분된다.

또 RoW 분류법에 따라 색으로 구분된 선거민주주의가 어느 시대부터 계속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1789년부터 2020년까지 데이터가 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있어 91년~172년간 선거민주주의로 구분되는 국가에는 미국이나 영국이 해당된다.

선거민주주의가 얼마나 계속되고 있을까. 2020년 시점 91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국가는 단 10개국이다. 61∼90년간 계속된 국가도 13개국 뿐이다. 이를 통해 대다수 국가에서 민주주의는 1세대도 경과하지 않았고 많은 국가 많은 국민이 권위주의를 경험하고 있던 걸 알 수 있다. 고령자는 인생 대부분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2020년 기준 91년 이상 자유민주주의가 계속되고 있는 국가는 영국, 스위스, 호주 등 한정되어 있다. 2020년 시점 자유민주주의로 구분되는 국가 역시 불과 32개국이다.

RoW 분류법은 선거 자유에 더해 표현, 결사 자유도 고려됐지만 선거 자유에만 좁힌 BMR 분류법도 존재한다. 이를 근거로 하면 2020년 선거민주주의 국가에는 2019년 이후에는 인도가 선거권위주의에서 선거민주주의로 구분되는 등 다소 차이가 있다. 또 BMR 분류법에 근거한 선거민주주의 국가 수는 RoW 분류법 하에서 민주주의 구분 대상은 179개국 중 92개국이지만 BMR 분류법에선 193개국 중 118개국이다.

RoW 분류법에선 선거와 표현, 결사의 자유에 초점을 맞축 있어 사회적, 경제적 자원이 균등하게 분배되는 평등주의 등 다른 사회 시스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또 4개 중 하나로 나누기 위해 각국 정치 제도 내 미묘한 차이 등도 고려되어 있지 않다. 단점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정치적 권리가 얼마나 널리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해 이런 데이터는 많은 걸 말해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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