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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접촉 확인 앱 보급 지연” 지적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감염자 수가 전 세계에서 급증하고 있다. 미국에선 아직까지 코로나19 접촉 확인 앱 보급 지연이 미국에서 감염 폭발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코로나19 유행 직후인 2020년 4월 구글과 애플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과 접촉했을 때 통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2개사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구글과 애플이 개발한 API를 바탕으로 앱을 개발했다.

구글과 애플은 또 접촉 확인 API를 운영체제에 통합해 국가와 지역이 앱을 출시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에서 감염자 접촉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API 출시 2년이 경과해 오미크론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감염자 수는 5,770만 명, 사망자 83만 명을 기록 중인 미국에선 감염자와 사망자가 많은 플로리다와 텍사스를 포함한 20개 이상 주에서 접촉 확인 앱 사용률이 현저하게 낮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가 출시하는 접촉 확인 앱은 1,500만 대 이상 기기에 설치되어 있지만 시작 후 390만 명 감염이 보고됐음에도 양성으로 등록된 건 3%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만의 문제는아니다. 접촉 확인 앱에서 양성 등록률이 낮은 건 다른 국가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에선 접촉 확인 앱 개발에 2,000만 캐나다 달러를 투입했지만 양성 등록은 너무 적었다고 한다.

원래 미국 공중 위생 시스템은 주 정부 등 지자체에 맡기는 분산형이기 때문에 접촉 확인 앱도 통일할 수 없다. 더구나 트럼프가 대통령이던 공화당 정권 당시에는 바이러스 위험을 의도적으로 경시하고 광범위한 공중위생 대책을 게을리하고 있던 부분도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던 않았던 2020년 공중 보건 당국은 사회적 거리 유지, 마스크 장착을 널리 호소했지만 백신 승인 이후 적극적으로 접종을 시작한 2021년에는 공중보건당국 대부분 메시지는 백신 접종 호소였다.

구글이나 애플은 주 저부나 연방정부 관계자와 여러 차례 미팅하고 전 세계에서 API를 사용하도록 호소했지만 2021년 여름 델타 변이 유행 당시 예방 접종 촉구 대규모 캠페인은 전개해도 검사나 감염 추적에는 거의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애플 내 API 개발 참여자는 연방정부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접촉 확인 앱을 도입하도록 할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며 바이든 정권이 출범했을 때 바이러스를 극복할 방안으로 거의 모든 예산을 백신에 투입했지만 이건 최대 실패이며 앱 도입이 지연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유행 방지 기술 태스크포스는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 접촉 확인 앱 인지도를 높이는 광고 캠페인을 배포했다. 하지만 이 활동은 대부분 자원봉사자에 의한 것으로 정부 주도로 일뤄진 백신 접종 캠페인에 비하면 예산이 상당히 적었다. 태스크포스 측은 코로나19에 대한 노출 통지를 이용하는 국가 전략이 필요하며 백신이나 PCR 검사, 신약 치료와 마찬가지로 접촉 확인 앱은 바이러스와 싸우는 도구 중 하나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기관인 GAO 측은 접촉 확인 앱이 클러스터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을 나타내는 데이터는 거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구글과 애플이 개발한 접촉 확인 API는 블루투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수집에 있어 스마트폰이 항상 온라인일 필요는 없지만 농후 접촉 통지를 받으려면 온라인이어야 한다. 미국인 15%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고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노인 중에선 스마트폰 사용률은 이보다 더 낮아진다.

GAO 측 관계자는 앱을 도입한 주에서 앱이 효과적일라는 정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앱 도입이 지연된 주나 도입 비용에 우려를 갖던 주는 앱 도입을 미룬 것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평소부터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구글이나 애플이 개발한 API를 이용하고 있는 점도 프라이버시 우려를 불러와 앱 사용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실제로 구글과 애플은 접촉 확인 API에 대한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부인하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도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 건강 데이터를 빅테크와 연결하면 많은 사람이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접촉 확인 앱이 효과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도 있다. 2020년 9월 발표된 옥스퍼드대학과 구글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앱 사용률이 15%라도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영국과 웨일즈 주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대상자 56% 이상이 접촉 확인 앱을 스마트폰에 도입해 60만 건에 달하는 코로나19 감염을 막을 수 있어 이용자가 1% 증가할 때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보이는 증계가 2.3%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콜로라도에선 오미크론 감염 확대에 따라 접촉 확인 앱 사용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300만 명 이상이 콜로라도 주 접촉 확인 앱 통지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2021년 11월 19일부터 12월 2일 사이 콜로라도 접촉 확인 앱으로 양성 등록이 4,087건에 이르고 있다. 이는 동기간 보고된 감염자 수 12%에 해당한다.

구글과 애플 측은 공동으로 역사적 유행에 대한 공중 보건 당국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접촉 통지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공종 보건 당국과 협력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자원을 제공해 공중 보건 보호에 기여할 수 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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