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환 기자
인간은 어떤 곡을 몇 초간 듣고 해당 곡 전체를 좋아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게 심리학자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음악 일부에 대한 인식이 음악 전체를 대표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이번 연구는 인지 처리에 관한 새로운 지견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음악 전송 플랫폼에서 자주 음원 발췌 샘플이 제공된다. 하지만 청취자가 이를 듣는 것만으로 해당 곡을 판단하는 게 정말 가능한지 지금까지는 불명확했다. 또 샘플에 대한 리스너 반응이 전체 곡에 대한 평가와 일치하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대 심리학 연구팀은 대학생과 인근 주민 643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먼저 연구팀은 미국인이 자주 듣는 음악이 고르게 포함되도록 260곡을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1940∼2015년 빌보드 인기 음악 히트 차트에 게재된 것에서 랜덤하게 2곡을 고른 152곡, 외부 전문가 패널로부터 무명 곡으로 평가되는 52곡, 마찬가지로 전문가에게 클래식부터 록까지 7개 폭넓은 장르를 대표한다고 평가된 56곡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이 260곡 인트로, 아웃트로, 코러스, 바스에서 뽑아낸 5초, 10초, 15초 샘플을 만들었다. 다시 말해 1곡에서 12개 클립 샘플을 만든 것이다. 이어 참가자에게 12곡 곡 전체와 180클립 발췌본을 들려주고 이를 들었을 때 어떤지 마음에 들었는지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 덧붙여 몇 초 발췌가 많더라도 참가자는 모두 192곡을 듣게 되기 때문에 실험은 기분 전환을 해가며 이뤄졌다고 한다.
이렇게 얻은 음악 취향에 대한 설문 결과를 분석한 결과 참가자 취향은 곡 전체인지 발췌인지 관계없이 같았다는 게 밝혀졌고 발췌를 들으면 곡 전체를 좋아하고 싫어할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게 확인됐다. 또 클립 길이에 따른 차이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팀은 인간은 해당 곡을 마음에 드는지 여부를 5초 이내에 판단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덧붙여 곡을 들었는지 어떤지가 평가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지만 참가자가 알고 있던 곡은 전체 5분의 1 정도 밖에 없었다고 한다. 또 발췌가 아직 들은 적 없는 곡이었다면 그 뒤에 곡 전체를 듣고 평가를 하면 발췌와 곡 전체 평가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연구팀은 이 경우 랜덤한 우연과 비교하면 훨씬 예측성이 높은 것이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악곡 내 어떤 특성이 청취자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해 폭넓은 시사점을 준다며 음악 악보 그 자체가 아니라 해당곡이 가져오는 분위기에 반응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