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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교육 현장…구두시험으로 되돌아갈까

챗GPT가 인기를 끌면서 시험이나 과제에서도 사용되면서 학력을 측정하기 위해 구두시험이 필요하게 될 날이 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구두 시험 역사는 2000년 이상 이전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 철학자는 공공 장소에서 자신의 지식을 전해왔다. 10세기에 들어서면 이슬람법이나 의학에서도 구두 변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13세기에는 파리대학에서 학생이 졸업 시험으로 공중에서 구두 변론 시험을 한다. 하지만 17세기에 들어서면 구두 변론 시험이 필기 시험으로 바뀌어 간다.

필기 시험은 효율이 좋고 수치상 학생을 1명씩 평가할 수 있다. 또 필기 시험에선 시험관이 자신의 집에서 조용히 점수나 평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도 구두 시험을 하는 국가나 대학 기관은 많다. 노르웨이에선 대학원 이상 학위에선 구두 시험을 채용하고 있으며 최근까지는 4년제 대학에서도 구두 시험이 채택됐다. 고등학교에서도 1년과 3년 최소한 1개 과목에서 구두 시험을 하게 된다고 한다.

질문에 답하는 기술이 연마될 뿐 아니라 학생이 제출한 자신의 과제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주어진다. 필기 시험에선 왜 그렇게 답했는지 설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정답이냐 아니냐만 정해진다.

구두 시험을 실시하는 한 대학에선 1학년 문학 수업에서 일주일 내에 600개 구두 시험 평가를 실시한다. 강사는 덕분에 주말에 채점하는 것에서 해방됐다고 한다. 구두 시험을 평가하는 건 강사에게는 피곤한 일이지만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 하는 걸 볼 수 있기 때문에 충실도가 있었다고 한다. 학생에게는 긴장되는 장소지만 동시에 끝난 뒤 성취감은 더 클 수 있다.

물론 쓰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자신이 얻은 지식이나 스킬에 대해 얘기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게 구두 시험이라는 얘기다. 챗GPT 등장으로 앞으로 구두 시험이 늘어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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