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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도달불능극 목표로 한 가혹한 프로젝트

달이나 화성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 활동을 할 때 인간에게 어떤 심리적, 생리적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관 ESA 주도로 모집한 모험가 2명이 남극에서도 바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지점인 도달불능극(Poles Of Inaccessibility)으로 여행을 시작해 1개월 반 이상을 진행했다.

이들은 남극 횡단 프로젝트(Chasing the Light)를 통해 가혹한 환경에 몸을 던졌다. 남극은 현재 여름이지만 기온은 빙점하이며 160km/h 그러니까 44m/sec에 달하는 바람이 부는 일도 있다고 한다. 당초 예정은 가장 멀리 떨어지는 지점까지 1,770km, 여기에서 남극점까지 900km, 다시 헤라클레스 해협까지 1,290km 그리고 남극 반도 지근에 위치한 유니온 빙하까지 200km 등 모두 4,200km 여행을 예정했다. 하지만 이후 일정이 바뀌어서 이들은 먼저 남극점을 목표로 하고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을 거쳐 출발 지점으로 돌아온다. 2021년 12월 24일 기준으로 이들은 1,414km 지점까지 여행을 진행했다.

도달불능극은 대륙이라면 모든 방향에서 바다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이며 바다라면 모든 대륙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을 뜻한다. 대륙마다 하나씩, 바다에도 하나씩 존재한다. 육지의 경우 가장 내륙이 있다는 건 아니다.

나사와 ESA,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은 모험가 2명 타액과 혈액, 소변, 대변 등 샘플로부터 극한 상태에 대응하는 인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시각 데이터를 더해 환경에 대한 인식도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시각 인식 조사를 하는 건 1971년 달 표면 조사에서 15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장소에 위치한 크레이터를 우주비행사가 멀다고 판단해 체크하지 않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라고 한다. 나사 측은 이 이유에 대해 달 표면 환경에서 피사체 심도가 우주비행사를 혼란시킨 게 아닐까 보고 있다.

남극은 달이나 화성 등 유인 탐사 실험장으로 잘 어울 수 있다. 2020년대 중후반에 걸쳐 달 표면 탐사가 계획되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는 좋은 시기에 진행한다고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2월 종료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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