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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레스 창업자 “오픈소스가 인터넷 미래”

워드프레스(WordPress)는 2021년 12월 기준으로 인터넷에 존재하는 웹사이트 중 43%를 호스팅한다. 워드프레스를 운영하는 오토매틱 창업자 겸 CEO인 매트 뮬렌웨그(Matt Mullenweg)는 2008년 24세로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과 함께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명에 선정된 인물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인터넷의 미래라고 믿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1월 19세 대학생이던 뮬렌웨그는 이때까지 사용하던 블로그 소프트웨어(b2/cafelog)가 개발을 멈춘 것 알게 됐고 자신의 블로그를 유지하기 위해 이 소프트웨어를 포크하기로 했다. 이후 친구 마이크 리틀과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한 뮬렌웨그는 이 소프트웨어를 GPL(General Public License)로 누구나 포크하거나 코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해 5월 27일 포크된 이 소프트웨어는 워드프레스라는 명칭으로 릴리스됐다.

대학생이던 뮬렌웨그는 워드프레스 아이디어를 여러 곳에서 말했다.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은 뮬렌웨그에 대해 아이처럼 보이는 것, 느낌이 좋았던 것, 놀랍게도 큰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블로거 겸 벤처캐피털리스트인 옴 말릭(Om Malik)은 뮬렌웨그의 오랜 친구지만 당시에 대해 자신은 워드프레스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뮬렌웨그에게 장문 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구했고 그와 친구가 됐다. 물론 인터넷이나 오픈 인터넷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만 사업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았다.

뮬렌웨그는 인생 대부분을 워드프레스에 투신하겠다는 생각에 대학 졸업 후에는 워드프레스 개발에 돈을 지불하겠다고 밝힌 온라인 미디어 씨넷에서 일한다. 일하면서 그는 워드프레스에 더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회사를 만들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임하는 기업에서 수십 년 동안 일하고 싶다는 의향으로 많은 스타트업처럼 벤처캐피털리스트로부터 투자를 받는 방법을 피했다.

2005년 뮬렌웨그는 씨넷을 그만뒀고 CEO에 전 야후 임원 토니 슈나이더를 둔 형태로 오토매틱을 시작한다. 슈나이더는 처음 뮬렌웨그와 얘기했을 때 21세 아이가 말하는 것으로 진지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얘기를 하는 동안 슈나이더는 뮬렌웨그가 워드프레스에 인생을 걸었다는 걸 깨닫고 워드프레스는 더 나은 인터넷을 만드는 도구라는 점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회사에 관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뮬렌웨그가 처음 워드프레스에 착수한 지 18년 뒤 오토매틱은 75억 달러 가치를 가진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규모가 확대되어도 창업 당시 뮬렌웨그가 갖고 있던 모든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이용 가능하고 편집 가능해야 한다는 것, 커뮤니티가 힘을 합치면 멋진 걸 만들 수 있다, 벽에 둘러싸인 정원은 결국 붕괴된다는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뮬렌웨그와 반대 방향을 향해 확대해가는 게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창업 17년이 된 2021년 독점금지법 위반 의심을 비롯한 큰 벽에 부딪혔다.

2014년 슈나이더를 대신하는 형태로 뮬렌웨그는 오토매틱 CEO가 됐다. 최근 오토매틱은 점점 더 많은 기업을 인수하고 있지만 여기에는 타사가 폐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때마다 개방적인 대체품을 구축, 구매하려고 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감시의 눈이 높아질 때 오토매틱은 텀블러(Tumblr)를 인수했고 스포티파이가 오디오나 팟캐스트 생태계에 대한 제어를 강화할 때 포켓캐스트(PocketCast)를 인수했다.

뮬렌웨그는 광고주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 크리에이터에 초점을 맞춘 대안이 중요하다며 또 아이디어 일부로 광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파이어폭스를 개발하는 모질라와 프라이버시에 중점을 둔 브라우저 브레이브(Brave)는 광고 수익으로 이뤄진 현재 인터넷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안하고 있는데 뮬렌웨그는 이런 사고방식에 동의한다.

또 뮬렌웨그는 공격적인 타입은 아니지만 오픈 소프트웨어나 오픈 시스템 정신을 짓밟는 기업에 대해선 상당히 엄격하다. 홈페이지 제작 툴 윅스(Wix)가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like a roach motel where you can check in but never check out)는 광고 캠페인을 실시했을 때 분노를 나타내는 블로그 글을 올렸다. 또 블로그 서비스 식스어파트(Six Apart)를 운영하던 소프트웨어 기업인 글리치(Glitch) CEO인 아닐 대시는 뮬렌웨그가 식스어파트 실패를 모두 이용해 워드프레스를 확대해나갔다고 말했다. 타이밍에 적절한 전략을 취한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원하지는 않지만 그가 이 에너지를 주커버그에게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워드프레스와 페이스북은 역방향으로 향하고 있지만 뮬렌웨그는 페이스북 문제를 큰 소리로 지적하거나 안티 캠페인을 실시하지는 않는다. 또 구글은 데이터 수집 문제로 페이스북과 유사 문제에 직면하고 있지만 구글 비판도 하지 않는다. 한편 오토매틱은 이들 기업 제품을 인계하는 개방적 대체 수단을 만들고 촉진하기 위해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

뮬렌웨그는 인스타그램이나 아이폰에 대해 물으면 플라톤이나 카뮤에 대해 얘기하고 페이스북에 대해 물으면 인쇄기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그는 테크놀러지에만 제한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 2가지를 오가는데 회사가 갑자기 진자를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진자는 인터넷 세계에도 존재하며 오픈소스로 구축된 게 소수 독재자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것 결국 자유를 요구하는 사람이 독점을 끝낸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런 현상은 테슬라가 전기차 특허를 오픈소스화한 것과 분산형 블록체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웹3(Web3) 등장에도 나타난다.

현재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이 소수의 독점을 하는 상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바꾸려면 인터넷이 갖고 있는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변경해야 하지만 뮬렌웨그는 이와 관련된 개인 정보 보호와 콘텐츠 중재 문제는 복잡하며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고 많은 기업이 독점금지법 벽에 직면하는 동안 오토매틱은 순조롭게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뮬렌웨그는 기술에 중요하고 야심적이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미래에 걸려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한 인터넷에서 버크셔해서웨이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웹사이트 85%가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 그이지만 진정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오픈이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는 함정 같은 것이라고 말해 2021년 인터넷을 지배하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과는 다른 형태 서비스 침투를 목표로 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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