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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얼굴만으로 지하철 운임 지불한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카메라를 보는 것만으로 운임 지불을 할 수 있는 얼굴 인증 결제 시스템이 240개 이상 지하철역에 도입됐다. 당국은 이 정도 규모로 얼굴 인증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건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어필하고 있지만 정부가 감시 도구로 얼굴 인식 카메라를 사용하는 것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10월 15일(현지시간) 페이스페이(Face Pay)라는 얼굴 인증 시스템을 240곳 이상 지하철역에 도입했다. 모스크바 시장은 이제 모든 승객은 스마트폰이나 전철, 은행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요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됐다고 트윗을 올렸다.

페이스페이를 이용하려면 모스크바 지하철 모바일앱을 통해 얼굴 사진이나 은행 카드 정보를 미리 등록해야 한다. 등록된 사용자는 개찰구에 있는 카메라에 얼굴을 대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요금 결제가 완료된다.

모스크바 교통 담당 부시장은 스마트폰과 기타 표면을 건드리지 않고도 결제할 수 있는 페이스페이는 백신 접종이 진행되지 않고 코로나19 감염 확대가 계속되는 러시아에서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당국은 앞으로 2∼3년 승객 10∼15%가 페이스페이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행렬과 대기시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활동 단체는 개인 정보 보호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디지털 권리 보호를 지원하는 러시아 NGO(Roskomsvoboda) 측은 러시아가 국가 단위로 개인 정보를 관리하려는 새로운 위험 단계라며 이 앱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완전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모스크바에선 용의자를 특정한다는 명목으로 17만 5,000대에 달하는 감시 카메라 네트워크를 통한 얼굴 인식 시스템이 전개되고 있다. 활동가들은 얼굴 인식 시스템이 중국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 접근하고 있다며 모스크바 지하철은 정부 기관이며 모든 데이터가 법 집행 기관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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