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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전자책 라이선스 사업, 문제는?

공공도서관이 취급하는 전자책은 계속 증가 추세지만 종이책과 달리 도서관은 전자책을 구매하지 않고 도서관에 대한 전자책 대여권 판매가 비즈니스가 되는 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도서관에서 전자책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을까.

도서관이 실제 도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건 일단 합법적인 방법으로 입수한 건 저작권자 허락 없이 판매, 대여할 수 있다는 저작권법 예외 규정인 패스트세일 독트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도서관은 물리적인 책 뿐 아니라 전자책도 취급하고 있지만 전자책에 패스트세일 독트린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전자책이 도서관에 의해 구매되는 게 아니라 출판사에서 디지털 배포권을 구매한 서드파티 벤더가 도서관에 대여권을 판매하는 구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20년 코로나19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미국 도서관에서 전자책 취급이 급증했다. 따라서 예를 들어 덴버공공도서관은 2019년에는 전체 예산 중 20%인 디지털 도서 예산을 2020년에는 전체 예산 3분의 1 수준으로 늘렸다. 대출 건수는 전년 대비 60% 증가해 230만 건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자책 대여는 종이책 대여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도서관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는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도서관에 전자책 대여권을 판매하는 서비스는 비블리오티카(Bibliotheca), 후플라(Hoopla), 액시스360(Axis 360) 등 여러 개가 있지만 가장 큰 곳은 리비(Libby)라는 대출 앱을 개발하는 오버드라이브(OverDrive)다.

오버드라이브는 원래 1980년대 문서 디지털화를 위해 설립했다. 2021년 오버드라이브 수익 대부분은 디지털 콘텐츠 라이선스를 학교나 도서관에 제공하는 것으로 만들어지지만 이는 곧 미국 세금을 주요 수익으로 삼는다고 지적한다.

2000년 오버드라이브는 출판사가 온라인 매장을 개설하고 전자책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여러 출판사에 전자책 라이선스를 도서관에 제공하는 걸 촉구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아마존을 통해서 판매될 뿐이지만 전자책이 복사본을 독자 1명이라는 라이선스로 도서관에 판매되는 것이다. 이 라이선스에는 기한이 존재하지 않고 사용자 1명이 전자책을 반납하면 다음 사용자가 빌리는 종이책 자체 구조를 재현한다.

하지만 2011년에는 출판사 하퍼콜린스(Harper Collins)가 라이선스에 대출 26회까지 상한을 붙이는 새로운 모델을 도입했다. 이 라이선스의 경우 26회 대출이 완료되면 도서관은 다시 라이선스를 구입해야 한다. 또 다른 출판사도 이 움직임에 이어 2년 기한 라이선스, 한 번에 여러 사용자가 빌리는 라이선스 등 다양한 변화를 등장시켜 수익 증가를 도모했다. 따라서 도서관은 고전 작품처럼 사용자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빌리는 책은 고액 영구 라이선스, 한때 유행으로 보이는 책은 저렴한 라이선스를 대량 구입 등 라이선스 구분을 했다.

예를 들어 뉴욕공공도서관 NYPL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회고록(A Promised Land) 라이선스 구입에 즈음해 먼저 오디오북 영구 라이선스 310개를 라이선스 1개당 95달러, 총 2만 9,450달러에 구입했다. 또 1년과 2년 기한 전자책 라이선스를 639개, 총 2만 2,512달러어치를 구입했다. 이 회고록은 소비자 전자책으로 1권당 18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환산하면 소비자 전자책 3,000권에 해당한다. 한편 NYPL은 2021년 8월 시점 이 책 하드커버 260권만 구입했다. 하드커버 정가는 45달러지만 아마존에선 23.3달러에 구입 가능하다. 이 전자책은 첫 3개월에 수천 명이 빌리고 대기 목록에 수천 명이 늘어서 있었다고 한다.

오버드라이브는 이런 여러 라이선스를 취급하고 있으며 도서관은 매일 출판사와의 가격 협상과 디지털 권리 시스템 관리 등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애플과 아마존이 출판사와 공모해 전자책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오버드라이브는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통합이 진행되며 경쟁이 없어지는 것으로 앞으로 도서관에서 전자책 비용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도서관이 디지털 콘텐츠를 취급하는 것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가격 상승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도서관에게 디지털 콘텐츠 라이선스 제도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도서관이 실제 책에 패스트세일 독트린에 의한 공적 권리를 갖고 있는 것처럼 어떤 방법으로 법률을 수정하고 전자책에 대해서도 공적 권리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 전문가는 도서관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저장이며 이를 위해선 도서관이 소유해야 한다며 현재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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