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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 자산 채굴 기업 탈중국 바람…비트코인 분산화로?

중국은 전력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암호화 자산 채굴 기업이 공장을 지었지만 정부 단속 강화에 따라 채굴 공장은 해외 이전을 강요받고 있다. 석탄 화력 발전이나 수력 발전으로 저렴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중국은 오랫동안 채굴 공장 집적지였으며 한때 암호화 자산 채굴 점유율 70%를 중국이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2021년 5월 중국 정부가 암호화 자산 규제를 강화한 걸 계기로 중국 암호 자산 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일부 채굴 기업은 중국 정부 규제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중국을 탈출하고 있었지만 그 밖에 다른 기업은 급속도로 중국 탈출을 강요받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채굴 기업인 비트디지털(Bit Digital)도 이 중 하나로 중국에서 암호화 자산 규제가 강화된 데 따라 2만 대 이상 컴퓨터를 국외로 반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채굴 기업은 대량 컴퓨터 연산 능력을 블록체인에 제공해 새로 발행된 암호화 자산을 구한다. 따라서 채굴 기업은 고성능 컴퓨터를 대량으로 가동시킬 필요가 있지만 이런 컴퓨터를 손상되지 않도록 포장해 해외로 발송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비트디지털 CTO는 6월 30일 기준 컴퓨터 9,484대가 사천에 남아 있으며 국제운송회사를 통해 9월 말까지 모든 컴퓨터를 북미로 수송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새로 컴퓨터를 구입하는 것보다 저렴하지만 중국에 존재하는 모든 채굴용 컴퓨터를 국외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달러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2021년은 유가 상승으로 현재 60달러대 후반이다. 코로나19 전염병에 의한 화물 운송 병목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지는 컴퓨터에는 관세 25%가 적용되기 때문에 채굴 기업은 이런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채굴 기업이 직면하는 문제는 운송 시간과 비용 뿐 아니라 어디에 새로운 채굴 공장을 개설하는지도 중요하다. 원래 중국에 채굴 공장을 지은 건 전력 가격이 싸기 때문인데 새로 전력 가격이 높은 장소로 옮기면 이익은 줄어든다. 이미 미국 내에서 전력 가격이 저렴한 지역에 채굴 기업이 눈으로 대규모 채굴 공장을 만드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채굴 기업인 MDH(Marathon Digital Holdings) CEO는 중국 채굴업자에게는 큰 금전적 타격이라면서 이는 제너럴모터스 디트로이트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위치에 새로운 공장을 만드는 것과 같다며 중국에서 탈출하는 게 얼마나 큰 사건인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전부터 암호화 자산에 대해 엄격한 자세를 밝히고 있지만 많은 채굴 기업은 이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중국 채굴 공장을 발전시켜 왔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채굴장을 유지해온 한 기업 관계자는 우려는 항상 머릿 속에 있었지만 지금보다 절박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말로 이렇게 빠르게 중국이 암호 자산 제거를 진행하는 건 수많은 기업에게도 의외였다고 말한다.

채굴 기업이 급속도로 중국 탈출을 진행하면서 암호화 자산 채굴 공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컴퓨터노스(Compute North) 등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앞서 밝혔듯 북미로 컴퓨터 2만 대를 옮기려는 비트디지털도 컴퓨터노스와 제휴해 새로운 채굴 공장을 가동시킨다고 한다. 컴퓨트노스는 이미 텍사스와 사우스다코타, 네브라스카에서 채굴 시설을 제공하고 있지만 수요 증가에 대응해 새로 5개 시설을 개설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중국에서 채굴용 컴퓨터를 국외로 운송하기 전에 장비 청소와 검품, 포장을 부담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 자산 지지자는 채굴 공장이 중국 국외로 이전하면 블록체인에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거점 분산화도 진행해 더 비트코인 분산화가 진행될 걸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또 중국에선 암호화 자산에 투자한 돈이 정부 결정에 따라 회수할 수 없게 된 한 남성이 호소한 재판에서 산동 고등 법원이 암호 자산은 법적으로 보호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말했다는 보도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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