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칼머스공과대학 연구팀이 눈에 쉽게 종이처럼 그리고 킨들처럼 전력을 지원하는 e잉크를 개발했다. 지금까지 일반용 기기에 탑재되는 컬러 e잉크보다 기술적으로 더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현재 컬러 e잉크는 소비전력을 최소화하면서 컬러 표시가 가능하지만 LCD나 OLED 디스플레이와 비교하면 아무래도 선명함이 결여되는 문제가 있다. 2016년에도 같은 연구팀이 두께 1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마치 종이처럼 유연하면서 액정 디스플레이와 같은 정도 색 재현이 가능한 소재 개발을 발표했다. 이 소재는 LCD 디스플레이와 달리 발광하지 않고 e잉크와 마찬가지로 주변광을 반사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었다.
이 발표 5년 뒤 학술지 나노레터(Nano Letters)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선 계층 순서를 정렬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이 소재를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이 소재는 여러 층으로 이뤄져 있고 빛을 반사해 다양한 색상을 만들어내는 산화텅스텐, 금, 백금을 포함한 다공성 나노 구조 재료층과 LCD 디스플레이와 같은 색상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전도성 레이어가 포함되어 있다. 지금까지 연구된 소재는 컬러 나노 구조 위에 전도성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컬러 나노 구조 아래에 전도성층을 배치한 것으로 인간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색상 재현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1년새 e잉크가 제공하는 색상을 지원하는 e잉크 디스플레이 기술 칼레이도(Kaleido)를 채택한 전자책 리더와 태블릿이 속속 등장해왔다. 아마존 킨들 같은 흑백 단말은 인쇄된 종이처럼 세밀하게 문자나 이미지를 재현해주지만 색 재현성에선 LCD나 OLED 디스플레이에 견주기 어렵다. 저렴한 스마트폰에 채택한 LCD 디스플레이에서도 1,600만 색상 이상을 재현할 수 있지만 칼레이도 e잉크 색 재현성은 4,096색인 만큼 앞으로 갈 길이 먼 셈이다.
물론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과제도 있다. 재료에 금이나 백금 같은 고가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원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e잉크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재료는 이 정도 비용이 아니며 전자책 리더라면 100달러 이하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 기술을 채택한 제품이 나오면 가격차를 잊을 만한 매력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할 수 있다. 일단 기술적으로는 초저전력으로 종이처럼 눈에 쉽고 선명한 컬러를 표현하는 e잉크가 생산 가능하다는 것만 해도 물론 희망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