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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을 오픈소스로…바이오해커 모였다

당뇨병 환자에 필요한 인슐린은 미국에서 가격 상은이 문제시되고 있다. 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인슐린을 개발하려고 계획하는 비영리단체 오픈인슐린재단이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오픈인슐린재단은 오픈인슐린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2015년 발족한 단체다. 1형 당뇨병을 앓는 컴퓨터 과학자 앤서니 프랑코(Anthony Di Franco)가 인슐린 가격 상승 물결에 따라 직접 인슐린을 만들어 버리면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 생화학자 20명이 참가한 이 조직은 자신들이 개발한 약물로 FDA 승인을 받고 제조 레시피를 오픈소스로 병원과 환자 전용으로 제공하는 걸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주목받는 건 미국에서 큰 문제가 되는 인슐린 가격 상승에 이유가 있다. 인슐린 주사 방법은 보통 튜브는 용기에 들어있는 제제를 주사기로 빨아 체내에서 주사하는 방법과 주사 바늘을 교체해 사용하는 펜 장비를 이용하는 2가지가 있다. 펜보다 저렴한 유리병도 개당 가격은 160달러에서 450달러 사이로 10배 이상 가격이 붙어 있다. 당뇨병 환자 중 90%를 차지하는 2형 당뇨병 환자는 한 달에 유리병 3개 정도를 준비해야 하며 주사기 등 소모품 구입에도 지출을 해야 한다.

이런 가격이 나오는 이유는 미국 내 복잡한 보험 제도가 얽혀 있기 때문이며 인슐린 시장 중 90%를 대기업 제약사 3곳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당뇨병학회도 저소득층 당뇨병 유병률이 최근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하원에너지상업위원회에서 인슐린 가격을 인하하도록 했다고 한다.

오픈인슐린재단은 6년간 인슐린 개발을 계속하고 있지만 목표 실현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오픈인슐린재단은 출범 초기 크라우드펀딩으로 1만 6,000달러를 모았고 2020년 11월 30일 크라우드펀딩으로 1만 2,000달러를 다시 모아 주사기를 제조하는 프로토콜로 미식품의약국 승인을 얻기도 했다. 오픈인슐린재단은 인슐린 가격을 대기업 2%로 억제해 5∼15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오픈인슐린재단은 필요로 하는 지역 어디에서나 운용할 수 있는 현지 생산 체제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학술기관이나 NGO 등과의 협력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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