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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강국 꿈꾸는 中國夢

인공지능은 이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응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이 얼마나 인공지능 전략 실현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조사한 보고서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 인공지능 연구자인 페프리 딩(Jeffrey Ding)이 작성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당 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을 과학 기술 강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을 표명한 바 있다. 이 과정에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필수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7월 국무원이 차세대 인공지능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2030년 중국의 인공지능 핵심 기업의 총생산액을 1,508억 달러에서 1.5조 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국가 전략과 신흥 산업 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계획을 통해 69가지 주요 산업을 뽑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 중 전체 6위 수준으로 계획을 내놓은 2016년 기준으로 중국 내 인공지능 관련 기업의 총생산액은 150억 달러. 이를 2020년까지 10배인 1,5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이 작성한 로봇산업발전계획에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주력할 분야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자국 인공지능 기술이 다른 국가에 뒤처지고 있지만 2020년 인공지능 관련 기업 총생산액 1,500억 달러를 달성하고 2025년에는 7,50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 세계 최고 수준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에는 총생산액 1.5조 달러를 달성해 세계 인공지능 산업 혁신의 중심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다른 국가의 인공지능 개발 상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텐센트 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기준으로 확실히 전 세계 인공지능 산업의 선구자이며 선진적 정책을 도입하고 있으며 EU는 2013년 인간의 뇌 생성 목표로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Human Brain Project)를 발표하는 등 뇌 연구 분야에선 전 세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점, 일본은 지난 30년 동안 로봇 강국이ᄋᅠᆻ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 사용자 수와 로봇 수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영국은 인공지능 시스템의 윤리 기준에 대한 글로벌 리더로 인공지능 규제에 대한 리더십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중국은 이런 점에서 자국이 현재는 인공지능 후진국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먼저 인공지능 시스템의 후발주자인 만큼 중국의 인공지능 전략 역시 미국과 캐나다 등 앞서 인공지능 국가 전략을 내세운 국가를 따르는 (Fast Follower)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정부 주도로 국내 기업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다. 정부 주도 기금을 통한 중국 내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액은 이미 10억 달러를 넘는다. 정부 지원을 받는 인공지능 관련 기업 수는 미국의 51%를 웃도는 69%에 달한다. 설립 지원금을 실제 교부하는 기간도 평균 10개월로 미국의 15개월보다 5개월 빠르다. 중국은 이렇게 자국 인공지능 기업을 빠르게 성장시키려 한다.

또 인공지능에 필수적인 하드웨어에서도 중국은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중국 기업은 해외 반도체 기업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9월 중국 기업이 독일 반도체 업체 인수에 동의했지만 미국이 보안상 이유로 인수를 막는 등 중국 기업은 견제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적어도 슈퍼컴퓨터 분야에선 미국을 넘는 167대를 보유하는 등 높은 발전률을 보이고 있다. 슈퓨컴퓨터가 인공지능 분야에 직접 기여하는 정도는 물론 지금은 불분명하지만 인공지능 응용 프로그램을 슈퍼컴퓨터로 운용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

중국 국무원이 세운 인공지능 계획에선 우수 인재를 모으는 데 주력한다. 전 세계 각국에 있는 우수한 인재를 중국에 초청하기 위한 2007년 계획에 따라 스탠포드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한 튜링상 수상자 앤드류 야오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중국에 귀화했고 양자컴퓨터 연구자인 팀 번스 뉴욕대 교수를 상하이에 초청했다. 또 IBM 슈퍼컴퓨터인 왓슨 연구원인 리앙지 장도 불러들이는 등 성과를 거뒀다.

이 계획은 정부가 주도해 우수 연구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에선 민간 기업의 인재 유치도 활발하다. 수많은 중국 기업이 해외 기업 엔지니어 발굴에 적극적이다. 정부의 하향식 정책이 아니라 개별 기업이 이익 추구를 위해 나선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정부 주도 외에도 민간 주도까지 2가지 방법을 모두 이용해 우수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하드웨어. 인공지능을 개발 할 때에는 초기 비용이 높고 제조 과정에도 시간이 걸리는 프로세서나 칩이 중국 인공지능 산업에 병목 현상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기준 중국 반도체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미국 50%에는 한참 멀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최적화된 GPU의 경우 중국은 경쟁국과 멀어 글로벌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칩 제조사 10개 중 4개는 GPU 제조를 전문으로 삼지만 중국 칩 제조사 10개 중에는 단 한 곳도 GPU 제조를 전문으로 하지 않는다.

반면 중국은 머신러닝에 필요한 데이터량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EU와 미국에 비해 중국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개인 규제 덕에 기업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부를 통해 연구에 이용할 수도 있다. 중국 인공지능 기업은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머신러닝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내 인터넷은 폐쇄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중국 내 플랫폼 내에 있는 데이터에만 의존하게 된다면 데이터에 편차가 생길 수도 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서도 중국은 아직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중국 연구진은 첨단 알고리즘을 빠르게 복제할 수 있지만 알고리즘 기초 연구에선 미국과 영국에 뒤지고 있다. 직접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능력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인공지능 산업에서 세계의 중심이 되는 걸 목표로 한 이상 인공지능 규제에 대한 접근은 필수적이다. 중국 국무원은 2025년까지 인공지능 윤리와 보안 관리에 관한 법률과 규정을 제정하고 2030년에는 더 포괄적인 규제와 윤리 정책을 세울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선 인공지능 관련 세미나가 열리면서 관련 윤리 규제 논의를 진행하는 등 인공지능 윤리 규정과 법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군사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 전략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화인민해방군도 무인 차량에 인공지능을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을 군사 분야에 활용하려는 계획은 중국 내 논문의 경우 추상적 내용이 많았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을 응용한 무기를 다수 실제로 제작해 서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영향력에 대항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내에선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우한에선 인공지능을 전면 도입,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AI 경찰서 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텐센트가 개발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이 AI 경찰서에는 경찰관이 배치되어 있지 않고 주민 서비스 대부분은 자동화해 편의성을 높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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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주로 면허 등록이나 유실물 확인 등 주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 드라이브 시뮬레이터를 배치해 안전 운전 교습을 받을 수도 있으며 운전 면허 시험은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시험을 통과하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얼굴 사진을 촬영해 면허 등록을 한다. 이곳은 24시간 365일 열리며 주민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가서 이용할 수 있다. 면허 갱신도 자동으로 이뤄져 주민 부담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얼굴 인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지방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인공지능을 접목한 사회 통치 시스템 친화적인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 내에선 감시 카메라 170만 대 이상이 설치되어 있다. 이를 시민 감시 체제로 구축해 치안 유지를 하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국 공안이 카메라를 내장한 선글라스를 통해 용의자를 판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2017년 시범 도입했다는 선글라스 기기는 개인 식별을 위한 얼굴 인식 기능을 갖췄고 역이나 혼잡한 공항 같은 곳에서도 시야에 들어온 사람의 얼굴을 초 단위로 검색할 수 있다고 한다. 스캔한 얼굴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는 용의자를 조회,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에선 이 장치를 이용해 사건 용의자 7명을 체포하고 신분을 속여 철도를 이용하던 사람 26명을 체포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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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도 있지만 인공지능이 가져올 경제적 혜택은 중국 입장에선 매력적인 건 분명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중국 내 GDP는 26%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에 따르면 중국 내 일 중에서 51%는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가 가능하다. 또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한 국가적 통합으로 생산성 수준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인공지능을 통한 자동화가 진행되면 직장을 잃을 위험이 높은 저소득 노동자를 고려해 중국 정부가 사회 전체에 대한 관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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