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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떠있는 정체불명 존재 ORC란?

우주에는 아직도 많은 수수께끼가 남아 있다. 이 중 하나는 특수 전파망원경으로만 관측할 수 있는 밤하늘에 떠있는 유령 같은 이상한 서클 ORC(Odd radio circle)다. ORC는 어떻게 발견되고 무엇이 어떻게 이상한 것일까.

2019년 천문학자 안나 카핀스카(Anna Kapinska)는 전파 천문 데이터를 보면서 기존 데이터에 맞지 않는 이상한 물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에 의해 WTF로 분류된 물체는 전파 방사로 구성된 서클로 연기 같은 상태로 우주에 떠있던 것이다. 며칠 뒤 그의 동료도 비슷한 물질을 발견했다.

이후 호주연방과학원 CSIRO ASKAP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 전파 자원을 조사하는 EMU 프로젝트 일환으로 조사를 계속했다. EMU는 기존 망원경으로는 잡을 수 없던 우주를 ASKAP 망원경에서 대규모로 조사하기 위해 2009년 제안된 프로젝트다. EMU 창설 당시부터 연구자가 예측하지 않은 게 발견될 것으로 생각됐지만 이렇게 빨리 예상을 넘어 예측할 수 없는 걸 발견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EMU 조사에 따라 비슷한 물체가 일부 발견됐다. 카핀스카가 WTF로 분류한 일련의 물체는 EMU에 의해 ORC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ORC는 소프트웨어 오류에 의해 생성된 인공 이미지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지만 다른 전파 망원경으로 조사를 진행해 현실에 존재하는 물체라는 걸 분명히 했다. 광원 망원경으로 ORC이 있는 위치를 촬영해도 아무 것도 찍히지 않기 때문에 ORC은 아마도 전파 구름에 의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ORC이 존재하는 위치는 지구에서 몇 광년에서 수백만 광년까지 아직 명확하지 않고 도대체 뭔지는 2020년 시점에서도 전혀 알지 못한다.

ORC에 대해 구체적인 건 전혀 발견되지 않은 반면 몇 가지 가능성은 배제되어 있다. 첫째는 ORC이 존재하는 곳은 은하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초신성 폭발 잔해 가능성은 제외다. 또 별 형성 버스트를 받고 은하에서 드물게 전파 방사 고리가 보일 수 있지만 별 형성 기초가 되는 은하가 없기 때문에 이것도 부정된다. 별과 은하가 발하는 빛이 중력 영향으로 밝게 보이는 아인슈타인 링 가능성도 지적되지만 아인슈타인 링은 대칭을 갖고 있어 부정하고 있다.

ORC은 아직은 알 수 없는 뭔가다. ORC이 빠른 전파 버스트 같은 것일 수 있지만 아직 관측되지 않은 것과의 관계 가능성을 조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론 ORC이 웜홀(wormhole)의 목(throat)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까지 발견된 바로는 우주에는 1,000여 개에 이르는 ORC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ORC를 찾기 어렵지만 우주 이해를 크게 바꿀 가능성이 있어 조사는 계속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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