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달에 직경 100m짜리 거대 망원경 설치하자는 아이디어

우주 저편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지구에 설치하는 초거대망원경 3개 개발이 진행되는 것 외에도 달 분화구를 거대한 전파망원경으로 변화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텍사스오스틴대학 천문학팀은 과거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검토를 진행하다가 포기한 궁극의 거대 망원경 ULT(Ultimately Large Telescope)이야말로 우주 탄생 비밀을 육박하는데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학 천문학자인 안나 샤우어(Anna Schauer) 교수 그룹이 제안하는 ULT는 한때 나사는 LLMT(Lunar Liquid Mirror Telescopes)라고 부른 망원경을 거대화시킨 것이다. 실제로 나사가 계획하던 직경 20m짜리 LLMT보다 훨씬 큰 직경 100m짜리 ULT를 달에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샤우어 교수에 따르면 ULT는 비유하자면 물이 들어간 거대한 용기를 회전시켜 그 위에 액체 금속을 띄운 것이라는 것. 액체를 회전시키면 원심력으로 중앙이 움푹 패였지만 여기에 빛을 반사하는 액체 금속을 띄우는 것으로 거대한 오목 거울을 대신한다는 게 ULT의 기본 원리다.

이 방식이라면 일반 반사 망원경과 달리 거대한 유리 주요 거울을 달에 운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2008년 애리조나대학 천문학자 팀이 나사에 건조를 제안했지만 결국 포기한 것이다. 샤우어 교수 등이 이런 망원경에 주목하는 건 2021년 발사될 제임스웹우주망원경 HWST를 갖고도 우주 탄생 직후 원시 빛을 포착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샤우어 교수는 ULT 필요성에 대해 JWST는 은하가 처음 형성된 시대에 육박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이론은 은하가 존재하기 전에 종족 III별 그러니까 초대별이 형성됐던 시대가 있었다고 예측되고 있다며 그 증거가 극히 미약한 빛을 잡는 데에는 고성능 JWST에 의한 장시간 노출도 어려우며 그래서 필요한 게 바로 ULT라고 설명하고 있다.

샤우어 교수는 같은 방향에서 입사되는 빛을 최대한 많이 관찰할 수 있도록 ULT를 달 북극 또는 남극에 설치하기로 했다는 것. 또 ULT는 달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전력과 원격 조작에 의해 자동으로 관측하고 관측 데이터를 달 궤도 위성에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ULT를 발표하는 성명에선 우주 역사 시작을 조명하는 건 중요한 테마라면서 첫 번째 별 출현은 빅뱅에서 시작된 초기 세계가 복잡하고 행성과 생명, 우리 같은 지적인 존재가 태어나기까지의 중요한 과정을 추적할 이정표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