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나이를 먹을 때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 동기를 잃어간다. MIT 연구팀이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동기 저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회로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회로를 재활성화시켜 쥐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를 떨어뜨리는 걸 확인했다.
운동 조절과 인지 기능, 감정, 동기 부여 등 다양한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 기저핵 일부인 선조체(striatum)는 의사 결정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MIT 연구팀은 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면서 이번에 선조체가 학습 의욕에 크게 관련되어 있다는 걸 분명히 했다.
선조체는 뇌 깊숙이 존재해 fMRI 등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아직도 신비에 싸여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과거 선조체가 접근-회피형 갈등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발견했다. 접근-회피형 갈등은 단 건 먹고 싶지만 뚱뚱하고 싶지 않다는 긍정적 욕망과 부정적 욕망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사람에게 큰 불안을 가져다줄 수 있다.
이미 연구팀은 지금까지 연구에서 선조체가 도파민성 흑질과 연결되어 있다고 발표하고 이에 따라 많은 연구자는 선조체 피질에서 받은 감정 정보와 감각을 흡수하고 이를 통합해 행동 결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2017년 연구팀은 쥐 실험을 실시하고 스트레스를 준 쥐는 고위험 고수익을 결정하는 반면 선조체 회로를 조작한 쥐는 이 같은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어 새로운 연구에선 쥐가 긍정적 결과와 부정적 결과를 낳는 결정을 학습했을 때 선조체 분석을 실시했다. 이 실험에선 쥐에게 2종류 소리를 들려줬다. 첫 번째 소리는 설탕물이라는 보상과 연결하고 2번째 소리는 밝은 빛이라는 혐오감과 묶였다. 실험을 반복할 때마다 쥐는 물 주둥이를 핥아 첫 번째 소리가 흐르면 많은 설탕물을 받을 수 있고 2번째 소리가 흐를 때 주둥이를 핥지 않으면 빛이 약해진다는 걸 서서히 학습했다.
이런 종류 학습은 비용과 보상 평가를 필요로 한다. 연구팀은 쥐가 학습하고 있을 때에는 선조체가 다른 회로보다 활동이 많아지고 이 활동은 2가지 소리에 대한 쥐 행동과 연관되어 있으며 여기에 선조체가 특정 결과에 대한 주관적 가치를 할당하는데 중요하다고 봤다.
연구팀은 또 생후 13∼21개월이라는 인간으로 따지면 60세 이상에 해당하는 고령 쥐는 비용 보상 분석을 필요로 하는 학습에 대한 노력이 작아지는 걸 관찰했다. 또 고령 쥐는 젊은 쥐보다 선조체 활동이 작고 선조체가 변성 헌팅톤병(Huntington’s disease)을 앓는 쥐에서도 같은 동기 저하를 확인했다.
하지만 고령 쥐도 연구팀이 약물을 투여해 선조체를 자극하면 더 작업에 종사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선조체 활동을 억압하면 쥐가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것도 확인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반적인 노화 뿐 아니라 정신 건강 질환 대부분이 인간 보수와 비용 평가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회로 활동을 강화해 건강 상태를 개선하는 약물 치료 개발에 임하고 있다.
연구팀은 보수와 비용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실시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정신적 혹은 바이오 피드백 등 현대 기술로 이를 조작할 수 있다면 환자는 자신의 이 같은 회로를 적절하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