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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로 넘어간 인도 신분 차별

카스트 제도는 출생에 의해 직분 계급이 결정된다는 힌두교 신분 제도다. IT 강국인 인도에서 카스트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직업으로 IT 엔지니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계급 차별이 바다를 건너 미국 실리콘밸리 인도계 엔지니어에게 전파되고 있으며 소송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카스트 제도에서 신분 계급 외라는 최하층 피차별 계급은 달리트(दलित )다. 달리트에 속하는 사람은 가죽 노동자나 시체 청소, 하수 청소업자 등 더러운 것과 관련한 직업에 종사했다. 인도 내 달리트에 대한 차별은 뿌리 깊게 존재한다. 달리트는 상위 카스트가 사용하는 우물물을 사용하는 게 허용되지 않고 상위 카스트와 별도 교육을 받지 않을 수 없거나 원래 교육을 받을 수 없는 것도 포함한다. 또 달리트는 힌두교 신을 믿지만 힌두사원 출입이 금지되며 근대 이전에는 상위 계급 사람 앞에서 땅에 몸을 뉘여 시야에 들어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카스트 제도에선 계급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달리트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동안 피차별 계급에서 벗어날 수 없다. 1950년 제정된 인도 헌법에선 카스트 제도가 금지됐지만 현실은 계급 차별이 현대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계급 차별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인도 엔지니어 사이에서도 계속되고 있어 소송으로 발전하고 있다. 2016년 10월 세계 최대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개발사인 시스코에서 달리트에 속하는 남성 선더 아이어(Sundar Iyer)는 상위 카스트에 속하는 상사에게 집단 괴롭힘을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따르면 그에 대한 괴롭힘은 달리트에 속하는 남성이 인도공과대학에 입할 수 있었던 건 차별 시정 조치 제도 내 차별 철폐 조치에 의한 것으로 인도 엔지니어 앞에서 놀리고 프로젝트팀에서 빼거나 보너스 몰수, 승인 방해 등이다.

이 남성은 시스코 인사부에 불만을 접수시켰지만 시스코 인사부는 계급 차별은 불법이 아니라고 통보했다는 것. 한편 시스코는 이 남성의 호소를 전면 부정하고 시스코는 모든 이들에게 포괄적인 작업 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번 사건을 조사했지만 자사는 모든 법률과 자체 정책을 준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등 미국 대기업에서 일하는 달리트에 속하는 인도인 엔지니어 250명은 차별 경험을 고백했다. 차별 문제에 관한 단체 측은 상위 계급 인도인이 자신의 연락망에 달리트인 정보를 공유하고 출세 등에서 차별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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