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인 MIPS 설계와 개발을 맡아온 기업 라이선스가 복잡한 경위를 거쳐 중국 기업에 인수됐다. 어떻게 된걸까. MIPS컴퓨터시스템즈(MIPS Computer Systems)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 회장을 맡고 있는 스탠포드대학 존 헤네시 교수가 1984년 창업한 칩 아키텍처 개발 업체다.
보도에 따르면 2020년 8월 25일 미중 기술 무역 전쟁이 격화되던 2018년 후반에서 2019년 사이 MIPS 코어 기술은 케이만군도와 사모아 기업이 참여하는 복잡한 거래를 거쳐 상하이에 본사를 둔 기업 CIP유나이티드(CIP United)에 라이선스됐다.
MIPS컴퓨터시스템즈는 자본력에 우위인 대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1992년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실리콘그래픽스(Silicon Graphics)에 3억 3,300만 달러에 양도하고 MIPS테크놀로지(MIPS Technologies)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MIPS테크놀로지는 사업 분리를 거쳐 반도체 제조사 이메지내이션테크놀로지(Imagination Technologies)와 미국 투자사인 텔우드벤처캐피털(Tallwood Venture Capital) 등에 인수한 뒤 2018년 미국 벤처 기업인 웨이브컴퓨팅(Wave Computing)에 인수됐다.
MIPS테크놀로지가 이메지네이션테크놀로지와 텔우드벤처캐피털에 인수된 건 이메지네이션테크놀러지가 중국 정부 관련 펀드인 캐니언브리지(Canyon Bridge)에 인수될 때 MIPS테크놀로지 관련 핵심 사업을 분리해 텔우드벤처캐피털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 분리가 이뤄진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령을 내고 중국 반도체 제조사 인수를 저지한 전례가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MIPS를 인수한 웨이브컴퓨팅은 케이만군도에 등록되어 있는 해외 법인을 통해 2018년말 사모아에 적을 둔 홍콩 투자사 프리스티지센추리인베스트먼트(Prestige Century Investments)와 MIPS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프리스티지는 2019년 5월 자회사인 중국 CIP유나이티드에 MIPS 관련 라이선스를 양도하면서 MIPS가 중국 기업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이다. 또 웨이브컴퓨팅은 2020년 4월 연방파산법 11장에 따른 파산 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CIP유나이티드 투자자 정보에선 MIPS 관련 라이선스는 중국이 메이드인차이나 2025(Made in China 2025)의 야심찬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핵심 기술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약속하고 있다고 기재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