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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빙하기보다 클지 모른다

지구는 45억 7,000만 년 전에 탄생했다. 지구에서 최근 일어난 빙하기는 250만 년 전에 시작되어 1만 7,000년 전에 끝을 맞았다. 지구 대부분이 얼음으로 뒤덮인 상태가 끝날 무렵 급속한 변화를 겪는 곳은 북아메리카다. 숲과 초원이 전체에 퍼져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던 것.

그리고 지난 250년 동안 인간이 지구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인류세는 기후 위기를 불러와 10년 이상 지났다. 실제로 얼마나 변화를 만들어냈을까. 미국생태학회 기상연례회의가 8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250년 동안 진행해온 인간의 토지 이용은 1만 2,000년 전에 일어난 빙하 후퇴에 비해 북아메리카 경관을 변화시킨 것으로 시사되고 있다.

연구에선 이런 생태 변화를 정량화하기 위해 수백 년 화석 기록을 조사했다. 퇴적물 기록에서 꽃가루 화석 기록 변화를 조사한 것으로 북아메리카 모든 장소와 시기별 초목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초원에서 숲 변화와 나무숲에서 참나무 숲으로의 변화 등 흔적을 찾았다.

꽃가루 기록이 250년 동안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조사했다. 그러자 250년마다 100개 거점에서 평균 10번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고 한다. 1700년부터 1950년 사이에는 100곳에서 20회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인간 행동이 이런 급속한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 수 없다. 선행 연구에선 농업과 환경오염, 벌채, 어업, 화석연료 이용이 요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또 그 결과로 일어나는 기후 변화도 이런 변화를 만들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특정 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활동에 관계없이 인간 행동 전반에 의해 마지막 빙하기보다 북미 생태계가 바뀐 걸 시사한다. 이런 변화 정도는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미국 중서부, 남서부, 남동부. 한편 캐나다 북부와 알래스카, 태평양 연안 북서부 같은 지역에선 춥고 비옥도가 낮은 탓인지 비교적 안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왜 갑자기 큰 변화가 있었는지 이번 연구에선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에 따르면 벌채와 농업에 의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수많은 원목이 벌채되고 이어 대규모 농업이 시작됐다. 지난 250년이라고 말했지만 인류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77억 명이라는 전 세계인이 지구 환경 자원에 의지, 생활을 영위할 것이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초목을 태워 화석연료를 이용해 농지를 개척하는 선택을 계속하면 어떻게 될까.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크게 변하지 않는 지구 환경이 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대로는 열대우림, 산호초, 습지를 잃은 길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한 전문가는 인류가 식수와 농업용수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런 시스템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면 엄청난 문제라고 말했다.

초목과 해양 생태계 변화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지구의 비경이라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중 하나를 잃게 된다면 사람들은 식량을, 지구는 중요한 탄소 흡수원을 잃을 것이다. 다른 생태계가 보충할 수 있는지 뭘 의미하는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잃을 게 많은 건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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