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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대량 생산…인공호흡기 프로젝트 뜬다

코로나19 감염으로 발병하면 폐가 광범위하게 손상되고 감염 확대에 따라 대량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MIT가 인공호흡기를 만들기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E-Vent(MIT Emergency Ventilator)를 시작했다.

지난 3월 백 밸브 마스크라는 수동 인공호흡기 자동화 장치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인 OxyGEN이 발족한 바 있다. 가전 제품 등으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모터, 나무로 만든 케이스, 밸브 마스크 펌프 부분을 손으로 누르는 대신 나무판자로 눌러주는 장치 설계도도 공개되어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공호흡기 부족이 임박한 지역과 의료 기술 보급이 진행되지 않은 국가에서 안전하고 저비용으로 인공호흡기를 보급하기 위해 시작된 게 바로 MIT의 E-Vent다. 앞서 소개한 OxyGEN 프로젝트는 DIY로 누구나 장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E-Vent는 실제 인공호흡기에 가까운 기능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한 개발 프로젝트다.

E-Vent는 제어장치와 환기 설비 2가지 부분으로 나뉜다. 환기장치를 위해선 간단한 마이크로 컨트롤러 보드인 아두이노를 기반으로 한 회로 설계도가 공개되어 있다. 이미 시제품도 만들어져 호흡기 구조가 인간에 가까운 돼지를 대상으로 테스트가 시작됐다. 테스트 결과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E-Vent는 어떤 방법이든 전문가가 직접 감독하는 의료 환경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인공호흡기 기능을 완전히 자동화하는 건 아니다. 미 식품의약국 FDA 승인을 받은 중환자실용 인공호흡기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본격적인 인공호흡기를 중증 환자에게 할당하기 위해 대체하거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사 관련 상황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곳 뿐 아니라 프린스턴대학 연구팀은 인공호흡기 생산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MVM(Mechanical Ventilator Milano)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팀은 3월 19일부터 인공호흡기 설계에 들어가 4일이 지난 23일 영국 의약품과 의료 제품 규제청 기준을 충족하는 인공호흡기 MVM을 개발했다. MVM은 웨스트민스터병원 로저 맨리가 1961년 설계한 인공호흡기를 기반으로 하며 디자인은 기본적인 것이지만 신뢰도가 높은 게 특징이라고 한다.

MVM은 크기가 작고 시장에 나와 있는 대다수 인공호흡기보다 부품 수가 적은 걸 특징으로 삼는다. 이에 따라 대량 생산에 용이할 것으로 추측된다.

MVM은 공기 밸브 2개로 환자에게 폐 속 산소 압력을 제어하고 밸브마다 최대 압력과 낮은 압력을 제어한다. 또 산소 압력을 제어하는 건 가능하지만 환자 폐속에 있는 산소량은 조절할 수 없다. 연구팀은 산소 압력과 폐 산소량을 모두 제어할 수 있는 치료에선 엄격하게 필요한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MVM이 적어도 이탈리아 등 감염자가 폭증하는 지역에서 구명 조치로는 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팀은 아무런 치료도 못 받는 환자가 아직 많고 산소 압력 제어만으로도 의료 현장에선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구팀은 3월 20일 MVM 동작 테스트를 실시한 뒤 디자인과 기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MVM은 3월 28일부터 시제품 생산을 시작해 이후 병원에 가급적 조속한 도입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e-VENT, MV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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