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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로 농지 확대되면 일어날 수 있는 문제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장소에 따라 더위가 농업의 천적이 되는 한편 새로운 농업이 가능하게 된 지역이 나오기도 한다. 추운 캐나다 앨버타 북부에서 농업이 가능해지고 러시아에서 온난화를 역이용해 농지를 북쪽으로 확대시킬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는 2030년까지 농지를 3배로 확대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농지를 북쪽으로 넓혀 가면 환경을 파괴하는 대량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해 기후 위기가 빨라질 수 있다. SCI 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농지가 북상해 177기가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미국이 현재 배출량을 1세기에 걸쳐 계속해도 어려운 양이 방출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새로운 농지를 개발할 때 얼마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지 그리고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얼마나 신경을 써야 할지를 말해준다는 지적한다. 연구팀은 17가지 패턴 지구 기후 모델을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현재 속도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진행되면 금세기 말까지 기온은 4.8도 상승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2080년까지 고위도 지역과 고지대에서 최대 2400만km2에 달하는 농지가 경작 가능하게 된다. 새로운 농지에서 밀이나 옥수수, 콩 등 주요 곡물 수확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이용한 결과지만 배출량이 적은 시나리오로도 온난화가 진행되면 농지는 수백만km2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인간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만큼 농업을 영위하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100억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한 인구가 먹고 살려면 식량 생산량을 70% 늘려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생산할지다. 먼지는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가져오지만 새로운 농지를 경작하면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는 대규모로 이뤄지는 기후 변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최악의 패턴 중에서도 열대 산악 지역에서 농지 확대는 생물 다양성에 악영향을 주게 될지 모른다. 다양한 생물과 희귀 조류가 있는 지역에서도 새로운 농지 확대가 에상되며 농업은 비료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기계에 의존한다. 또 농업에 의해 로컬 지역 자연 환경에 유해한 부산물이 방출되어 하천 하류 지역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높은 산지에서의 농업은 18억 명이 의존하는 식수를 파괴할지 모른다.

이런 악영향은 하나씩 따져도 끔찍하지만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손실, 수질 오염이 겹쳐 시너지 효과로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선 이런 위협이 서로 영향을 주고 문제를 키우거나 지구 규모로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지역에서 개발 금지나 농지로서의 적성을 잃은 지역에서 재조림 등 부정적 영향을 막으려는 정책이 있지만 농지 개발이 새로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정책 수립이 필요할지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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