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얘기를 듣는다는 건 간단하게 보이지만 어려운 일이다. 얘기에 맞춰 맞장구를 쳐도 정말 듣고 있냐고 되묻거나 고민을 얘기해서 조언을 하면 네 의견은 궁금하지 않다는 반응이 오기도 한다. 심리학자인 제이드 우(Jade Wu)가 상대방을 화나지 않게 하면서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기 위한 4가지 포인트를 짚어 논길을 끈다.
첫째는 상대방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다.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이 말하는 걸 반복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반복하는 로봇처럼 겉보기에는 이상한 대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눈치 채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로부터 룸메이트가 3일간 싱크대에 식기를 모아두고 있어 최악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싱크대에 식기가 쌓였냐거나 싱크대에 식기가 3일이나 있었냐는 식으로 대답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목표는 앵무새가 되는 대신 듣고 있다는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갖고 얘기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있다는 걸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둘째는 대답 대신 질문하는 것이다. 화자는 무엇보다 공감을 필요로 듣는 문제 해결을 요구하지 않는 게 좋다. 누군가가 상담을 해왔다면 추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들이대는 건 좋지 않다. 몇 가지 질문을 해 상대방이 하고 싶은 얘기를 이끄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6주 전에 헤어진 연인이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고 말했다면 어떤 사람과 결혼했냐거나 어떻게 결혼했는지 아냐는 질문으로 상대방의 문제점을 꺼내게 하면 궁극적으로 어떤 지원을 해야할지 방향성을 찾을 수 있다.
셋째는 동의할 수 없는 얘기라면 화자의 감정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얘기를 들을 때에는 공감대가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면 상대방에게 맹목적으로 동의해선 안 된다. 상대방의 생각이 잘못됐다면 생각을 그대로 받아 동의하는 게 아니라 먼저 상대방의 감정을 긍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직장 진원이 자신이 싫어해 화가 난다고 말했다면 단순한 망상 아니냐고 되묻고 싶을 수도 있다. 상대방의 말이 망상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상대방의 불만이 사실인 건 분명하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럴 때에는 먼저 상대방의 기분을 확인해야 한다. 먼저 상대방이 화낼 만하다는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시간을 두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면 상대방이 냉정해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기는 더 어려워진다.
마지막은 요구받지 않은 조언은 삼가라는 것이다. 화자는 무엇보다 공감을 필요로 한다. 무엇을 해야할지 말해달라는 명시적으로 조언을 구해왔을 때 비로소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게 좋다.
상대방이 조언을 구하지 않는 경우 1∼3단계를 반복해 상대방에게 이해와 신뢰를 쌓아 가는 게 좋다. 만일 상대방이 당신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거나 의심하거나 당신의 의견보다 자신의 의견을 중시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상대방은 당신의 조언을 솔직하게 들을 수 없다. 상대방에게 쓸만한 조언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말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듣는 데 주력하는 게 좋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