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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 소녀가 만든 車 사각지대 없애주는 시스템

자동차 운전석에 앉았을 때 생기는 사각지대는 생각보다 넓다. 사각과 겹친 보행자나 자전거를 간과해서 생기는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자동차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14세 소녀가 개발한 간단하지만 획기적인 시스템이 화제다.

요즘 자동차는 창 기둥을 이용한 구조로 충돌 안전성과 강성을 높인다. 하지만 앞 유리와 사이드 창 사이에 위치한 A필러는 운전자 앞쪽 대각선 방향 시야를 가려 사각지대를 만든다. 언뜻 보면 A필러는 시야에 크게 방해될 만큼 굵은 것도 아니고 운전에 대단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A필러가 만드는 사각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영국 사우샘프턴 근교에 위치한 한 교차로는 전망이 좋은 장소지만 많은 자동차와 자전거 충돌 사고가 발생한다. 왜 이런 전망 좋은 교차로에서 충돌 사고가 발생하는지 살펴본 결과 교차로에서 직교하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일정 속도 비율이 되면 A필러 사각지대에 자전거가 딱 겹친 상태에서 수십m 진행되고 양자가 교차로에 도달하면 충돌해버린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A필러 사각은 중대한 교통사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 비영리단체 SSP(Society for Science & the Public)가 2010년부터 미국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대회 브로드컴 마스터즈(Broadcom MASTERS)를 개최하고 있다. 이 콘테스트에 참가한 14세 소녀(Alaina Gassler)는 사각 제거를 통한 자동차 안전성 향상이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그녀의 발명은 차내에서 운전석 A필러에 가려져 있을 배경이 A필러 안쪽에 투영되고 있게 해주는 것이다.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가 A필러 사각지대에 도달하면 실시간으로 A필러에 투영하는 영상에도 반영, 사각 반대편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시스템은 웹캠과 프로젝터, 3D프린터로 만든 부품으로 구축한 것이다. 조수석 A필러에 장착한 웹캠이 사각 영상을 촬영하고 운전석 위 선루프에 설치한 프로젝터로 실시간으로 운전석 A필러에 영상을 투영하는 것이다.

자동차가 주행 중에도 영상은 제대로 투영된다. 근거리 대상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A필러는 3D프린터로 만든 부품에 장착했고 그 위에 특수 직물을 덮었다. 그녀는 이 시스템을 실험 중 조수석에 앉아 프로젝터 빛이 반짝이고 머리가 아파지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래서 A필러를 특수 원단으로 덮는 솔루션을 채택했다. 이 원단은 빛을 광원 방향으로만 반사한다. 프로젝터 방향으로만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프로젝터 옆에 있는 운전자는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지만 다른 승객은 검은 직물로만 보인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하지만 우아하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결국 그녀는 최고 상(Samueli Foundation)을 수상했고 상금 2만 5,000달러를 획득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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