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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아이브, 27년 만에 애플 떠난다

애플 최고 디자인 책임자인 조니 아이브가 27년간 근무한 애플을 올해 안에 떠난다. 애플 발표에 따르면 조니 아이브는 직접 디자인 기업을 차릴 예정이며 퇴사 후에도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조니 아이브는 1967년생 영국인 산업 디자이너다. 외부 디자이너로 파워북(PowerBook) 디자인에 참여한 뒤 1992년 애플에 입사해 1997년부터 디자인 담당 수석 부사장, 2015년에는 최고 디자인 책임자 CDO에 취임한 바 있다.

그의 대표작은 아이맥과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이다. 스티브 잡스 복귀 이후 성공한 애플 제품 이미지 그러니까 유리와 알루미늄으로 단순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확립한 디자이너가 바로 조니 아이브다.

팀쿡 애플 CEO는 조니 아이브가 디자인계에 둘도 없는 존재이며 애플 부활에 기여한 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 1998년 획기적인 아이맥에서 아이폰, 최근에는 전례 없을 만큼 야심찬 애플 파크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평가했다. 또 조니 아이브의 재능은 앞으로도 독점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적으로 또 그가 만들어낸 열정과 재능 넘치는 디자인팀을 통해 애플에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애플과 조니 아이브의 관계가 발전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조니 아이브는 30년 가까이 수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 중 애플의 뛰어난 디자인팀과 오랜 기간 동안 작품을 함께 만들어낸 걸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디자인팀은 이제 애플의 역사 어느 시점보다 강하고 재능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함께 힘을 모아 애플과 오랫동안 협력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니 아이브가 만들 새로운 기업 명칭은 러브프롬(LoveFrom)이며 올해 안에 그가 애플에서 퇴사한 이후인 2020년부터 정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 기업에는 2014년부터 애플에 참여했던 유명 디자이너인 마크 뉴슨도 참여할 예정. 산업 디자인 분야 이외에도 다양한 인재가 설립 초기 참여한다고 한다. 회사명은 스티브 잡스의 말 중 일에 대한 동기 부여에 대해 사용자 개개인과 실제로 만나거나 말하는 게 아니라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제조에 종사해 인류 전체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한편 조니 아이브의 애플 퇴사 계기가 중 하나는 2004년부터 진행해온 애플의 새로운 사옥인 애플 파크 등 몇 가지 중요한 프로젝트가 끝난 게 한 몫 한다고 한다.

물론 조니 아이브가 애플을 그만둔다는 소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건 미국 주식 시장이다. 애플 주식은 단번에 약세로 돌아서 몇 시간 만에 90억 달러가 날아갔다고 한다. 현재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갑자기 애플을 떠난다는 사실 자체는 충격적일 수 있지만 사실 애플의 성장 자체가 끝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까지는 없을 수 있다. 조니 아이브가 최근에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는 소식이 없었고 앞서 밝혔듯 애플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러브프롬은 애플을 주요 고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90억 달러 이익이 날아갔다고 해도 하락폭으로만 따지면 1% 수준이다. 애플의 거대한 시가 총액에선 미약한 수준이고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례는 조니 아이브가 애플 디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일화라고 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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