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속 여객기라고 하면 심리 현상 중 하나를 일컫는 콩코드 효과라는 말의 어원으로도 유명한 콩코드를 비롯해 중국 기업이 개발 중인 아이플레인(I Plane), 저렴한 비용으로 음속 여행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붐(Boom) 등이 있다. 이 같은 초음속 여객기 개발 경쟁에 새로 뛰어든 곳이 바로 헤르메우스(Hermeus)다.
헤르메우스는 음속 여객기 개발 스타트업으로 5월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는 여객기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5년 안에 실제 여객기로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8∼10년 뒤에는 상용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5,300km/h 이상 속도로 7,400km를 주파할 수 있는 이 비행기의 명칭은 아직 미정. 하지만 실용화된다면 지금은 7시간 반 이상 걸리는 뉴욕과 파리 노선을 5분의 1 수준인 90분이면 갈 수 있게 된다.
헤르메우스 측은 이 비행기에 대해 마법 같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기존 소재와 기술로 실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기체는 티타늄을 이용하고 엔진은 가스터빈엔진을 주축으로 한 복합 사이클 엔진을 탑재할 것이라고 한다.
민간 초음속 여객기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지나친 연비와 불과 102편만 비행했지만 구 소련의 투폴레프 Tu-144, 113명 사망자를 내고 추락사고를 내면서 3년 만에 운행을 마친 콩코드가 이름을 남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초음속 여객기 구상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2가지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등 민간우주기업이 나오면서 투자자가 항공우주산업이 장기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기술 성숙에 따라 처리가 어려웠던 티타늄 같은 재질로 기체를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헤르메우스가 주목 받는 건 화려한 인적자원도 한 몫 한다. 주요 설립자 4명은 상용 로켓 발사 실적이 있는 제너레이션오빗(Generation Orbit) 출신이며 고문으로 블루오리진 전 사장인 롭 마이어슨, 록히드마틴 극비 개발 부문 전 수석 부사장인 롭 와이즈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뉴스페이스(New Space) 분야 최고 멤버가 결집한 만큼 헤르메우스가 초음속 업계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