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올해 새로 인정된 ‘5형 당뇨병’은?

국제당뇨병연맹은 지난 4월 8일 세계당뇨병회의에서 영양부족과 관련된 당뇨병을 5형 당뇨병으로 정식 인정했다. 새로운 구분으로 인정된 5형 당뇨병 특징과 잘 알려진 1형·2형 당뇨병과의 차이점은 뭘까.

당뇨병은 세부적으로 나누면 12종류 이상이 있으며 분류는 번호에서 상상되는 것만큼 정연한 건 아니다. 이에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걸 포함한 4가지 분류와 새롭게 설정된 5번째 종류 당뇨병을 5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1형 당뇨병. 1형 당뇨병은 체내 면역시스템이 췌장 인슐린 생산세포를 잘못 공격해 발병하는 것으로 이런 자가면역반응은 유아부터 고령자까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유형 당뇨병은 유전적 소인과 바이러스 감염 등 환경적 요인의 조합에 의해 발생한다고 여겨지며 식생활이나 라이프스타일과는 관계가 없다. 치료에는 주사 또는 펌프를 통한 인슐린 요법이 평생에 걸쳐 시행된다.

또 저혈당증에 시달리는 일부 환자 중에는 사망한 기증자로부터 췌장 인슐린 생산세포 이식을 받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이런 이식을 통해 인슐린 주사 횟수를 줄이는 게 가능하며 도중 인슐린 복용이 완전히 필요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강력한 면역억제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췌장 랑게르한스섬에 있는 베타세포를 줄기세포에서 생성해 이를 이식하는 베타세포 요법을 받은 사람도 있다. 이 치료법은 당뇨병을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시행되는 것이지만 지금은 소수 시험적인 시도에 그치고 있어 아직 널리 보급되지는 않았다.

다음은 2형 당뇨병. 2형 당뇨병은 가장 일반적인 당뇨병으로 체질량지수(BMI) 상승과 연관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표준체중인 경우에도 강한 유전적 소인으로 인해 2형 당뇨병을 발병하는 사람도 있다. 그 중에서도 남아시아계나 아프리카계, 카리브해 제국 출신 등 특정 그룹은 마른 체형이어도 위험도가 높다고 여겨진다.

2형 당뇨병 치료에는 혈당치를 조절하는 약물이 수십 종류 사용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인슐린 생산을 촉진하는 것도 있고 1차 선택약으로 권장되는 메트포르민처럼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하거나 간에서의 포도당 생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지닌 약물도 있다.

생활습관 개선도 2형 당뇨병 개선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의학저널 더 랜싯에 게재된 2018년 연구에서는 하루 섭취 칼로리를 800kcal로 억제하는 저칼로리 식단을 12개월간 지속한 결과 피험자 46%가 당뇨병이 치료된 것과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됐다.

이어 임신당뇨병. 이 유형 당뇨병은 말 그대로 임신 중 보통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에 발병하는 것으로 호르몬 변화로 인해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 저하되어 야기된다.

위험인자로는 과체중 또는 비만, 당뇨병 가족력, 이전 임신에서 큰 아기를 출산한 경험 등이 꼽히며 인슐린 감수성은 노화에 따라 저하되기 때문에 연령도 요인이 된다. 치료에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 경구약이나 주사약인 인슐린 제제가 사용된다.

다음은 희귀 당뇨병. 앞서 언급한 12종류 이상 분류와는 별도로 당뇨병에는 최소 9가지 서브타입이 있다고 여겨지며 그 중에는 희귀한 유전자 변이에 의한 질환이나 스테로이드 등 약물이나 수술 등 치료에 의해 야기되는 것도 있다.

주요한 것으로는 유전자 변이 일부가 췌장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주는 신생아당뇨병, 췌장 발달이나 췌장 세포가 당을 감지하는 방법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변이 등과 관련된 청소년발병성인형당뇨병(MODY), 췌장암이나 그 치료를 위한 수술, 췌장염 등 췌장 손상이 방아쇠가 되는 3c형 당뇨병, 유전성 질환인 낭포성 섬유증에 의해 야기되는 낭포성 섬유증 관련 당뇨병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5형 당뇨병. 새롭게 인정된 이 5형 당뇨병은 유년기 영양실조와 관련된 것으로 저소득국에서 많이 보이며 전 세계에 환자 2,000만~2,500만 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5형 당뇨병 환자 중에는 체중이 감소하거나 인슐린이 부족한 경우가 있지만 1형 당뇨병과는 달리 면역계가 원인이 되어 인슐린이 부족한 건 아니다. 원인은 유년기에 췌장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이전부터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임신 중이나 청소년기 저단백질 식단이 췌장 발달 불량으로 이어진다는 게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췌장이 작다는 건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 예비가 적다는 뜻이므로 췌장 발달 불량은 다양한 당뇨병 위험인자가 된다.

의학 발전과 함께 당뇨병 분류도 진화하고 있다. 영양실조와 관련된 당뇨병을 5형으로 인정하는 건 논의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는 저소득국에서의 더 나은 세계적 이해와 케어를 위한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월간 아하PC, HowPC 잡지시대를 거쳐 지디넷, 전자신문인터넷 부장, 컨슈머저널 이버즈 편집장, 테크홀릭 발행인, 벤처스퀘어 편집장 등 온라인 IT 매체에서 '기술시대'를 지켜봐 왔다. 여전히 활력 넘치게 변화하는 이 시장이 궁금하다.

뉴스레터 구독

Most popul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