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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직원 200명, 오버워치 게임메이커스 길드 결성

슈팅게임 오버워치 개발에 참여하는 직원 200명이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지속되는 정리해고 등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오버워치 게임메이커스 길드라는 노조를 결성했다.

노조에는 오버워치를 개발하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모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에서 오버워치에 참여하는 게임 개발자 200명이 가입했다. 가입한 인원은 디자인, 제작, 엔지니어링, 아트, 사운드, 품질 보증 등 모든 분야 담당자다.

노조 결성 배경에는 기술업계에서 잇따르는 정리해고가 있다. 게임업계만으로 한정해도 게임스튜디오를 다수 보유한 메타 일부문인 오큘러스 스튜디오에서 직원 수십 명이 정리 해고됐고 데스티니 2를 개발한 번지에서는 220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EA에서는 350명이 조직개편으로 해고됐다. 또 당사자인 액티비전 블리자드도 모회사 마이크로소프트 의향에 따라 종종 정리해고가 실시되고 있다.

이런 정리해고로부터 직원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근무체계나 노동조건에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결성된 게 오버워치 게임메이커스 길드다. 이 노조는 전미통신노동조합 산하에서 결성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승인받았다고 한다.

시니어 애널리스트이자 노조 위원회 멤버인 포스터 엘멘도르프는 전 세계 비디오게임 업계에서는 정리해고, 초과근무, 열악한 노동조건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며 업계를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한 조직화를 향한 노조활동에 참가할 수 있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노동자가 스스로 조직화하고 그룹으로 노력해 직장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전체를 개선하는 이니셔티브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미통신노동조합 산하에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하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노조도 존재한다. 기술업계에서는 아마존처럼 노조 결성을 방해하는 기업도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움직임에 비교적 관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기 직전 인수가 완료되어도 노동조합이 결성되는 것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협정을 전미통신노동조합과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액티비전 블리자드 외에도 산하에 둔 제니맥스나 베데스다 노조 결성에도 반대하지 않았다.

전미통신노동조합에 따르면 위의 불간섭 협정이 성립된 이래 마이크로소프트 스튜디오에서 2,600명 이상이 전미통신노동조합의 노조에 가입했다고 한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에 대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2023년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지방법원에 기각되고 항소했었는데 5월 새롭게 항소법원이 기각을 지지했다고 전해졌다. FTC는 여전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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