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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택시로 사람 찾는 아이디어

자율주행 택시는 아무도 차량을 운전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석 옆 센터 콘솔이 자칫 쓸모없는 공간이 되기 쉽다. 보도에 따르면 그곳에 손글씨 메모를 두고 구인이나 연인 모집에 활용하는 게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엑스 사용자는 샌프란시스코를 달리는 웨이모 로봇 택시를 이용하던 중 센터 콘솔에 놓인 편지를 발견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SNS에 공유했다. 게시물에 첨부된 사진 메모에는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모집한다며 AI/ML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문구와 마이애미주 마케팅 기업 인풀러(Influur) 사이트 주소, 해당 회사 CEO인 알레산드라 안젤리니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 소박한 구인 광고를 펼치자 안젤리니에게는 60통에 달하는 이력서가 도착했다고 한다. 안젤리니는 이는 꽤 반응이 좋았던 옛날 방식 구인 광고가 됐다고 말했다.

이 아이디어가 엑스에서 화제가 된 지 며칠 뒤 또 다른 엑스 사용자가 웨이모 차량 내에서 연인을 구하는 메모를 발견했다. 메모에는 싱글 여성 및 싱글 친구가 있는 사람에게. 26세 남성, 키 175cm, 테크 업계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마라톤을 뛴다. 만일 나이가 비슷하고 관심이 있다면 자신에게 망고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메시지와 연락처로 보이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기술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인간 고용을 그만두라고 외치는 광고가 게재되거나 오픈AI나 앤트로픽 같은 대형 AI 기업이 사람 대신 일하는 AI 에이전트나 인간 관계 대신 마음의 공백을 채우는 AI 컴패니언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러한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일자리나 연인을 구하는 건 질 높은 인간관계를 찾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나 택시에 손글씨 메모와 같은 기본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부각시키고 있다. 또 온라인 데이팅 강좌를 열고 있는 작가 다모나 호프만은 젊은 사람은 데이트 방식을 더 단순한 시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로봇 택시를 사랑의 큐피드로 활용하는 건 꽤 기발한 아이디어지만 효과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그는 이 방법으로는 임계질량에 도달할 수 없으며 차에 타는 사람 중에 조건에 맞으면서도 낯선 이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사람이 충분히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한 메모를 남긴 26세 남성은 언론의 접촉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웨이모 측은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이동성을 증진할 수 있음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기자

컴퓨터 전문 월간지인 편집장을 지내고 가격비교쇼핑몰 다나와를 거치며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 관련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현재는 디지털 IT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해 수작업으로 마우스 패드를 제작 · 판매하는 상상공작소(www.glasspad.co.kr)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IT와 기술의 새로운 만남을 즐기는 마음으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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