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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1호, 20년 전 고장 났다던 기능 원격 부활 성공

보이저 1호는 태양계 외행성 및 태양계 밖의 탐사를 목적으로 한 보이저 계획 일환으로 1977년에 발사되어 지금도 지구에서 250억km 떨어진 곳을 비행하고 있다. 그런 보이저 1호에서 2004년 망가졌다고 생각됐던 스러스터 그러니까 추진 시스템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고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보고했다.

보이저 1호는 자매기인 보이저 2호 16일 뒤 발사되어 1979년 목성, 1980년에는 토성 및 그 고리 관측을 통해 주요 임무를 달성했다. 그 후에도 시속 5만 6,000km/h 속도로 심우주를 향해 비행을 계속하며 태양계에 관한 귀중한 과학 데이터를 지구에 전송하고 있다. 하지만 두 보이저호 모두 노후화와 지구와의 거리가 문제가 되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2024년에는 보이저 1호 히터를 켜는 명령을 전송한 결과 장애 보호 시스템이 의도치 않게 작동해 통신이 일시적으로 두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두 보이저호에게 중요한 장비 중 하나가 탐사선 자세를 제어하는 스러스터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우주 공간을 날고 있는 보이저호는 지구와의 통신을 유지하기 위해 안테나를 지구를 향해 계속 유지해야 한다. 스러스터는 탐사선 본체를 천천히 회전시켜 안테나 방향을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그런데 2004년 보이저 1호의 2개 내부 히터가 전력을 잃고 기능을 중단했으며 그 영향으로 주요 롤 스러스터가 작동하지 않게 됐다. 당시 나사 엔지니어는 고장난 히터는 수리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백업용 롤 스러스터로 전환하는 걸 선택했다.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 관계자는 당시 팀은 주요 롤 스러스터가 작동하지 않는 걸 받아들여도 문제가 없었다며 왜냐하면 완벽한 백업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그들은 보이저 탐사선이 앞으로 20년이나 더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보이저 1호는 주요 롤 스러스터가 고장난 이후로도 20년 이상 작동을 계속해왔다. 그런 가운데 백업용 롤 스러스터에서는 튜브 내에 축적되는 연료 잔류물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튜브 내에 축적된 잔류물은 스러스터 작동에 악영향을 미치며 빠르면 2025년 가을에는 작동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이에 나사 엔지니어링 팀은 2004년 발생한 스러스터 고장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그 결과 히터 전원을 제어하는 회로에서 예기치 않은 혼란으로 인해 스위치가 잘못된 위치로 전환된 게 고장 원인일 가능성이 부상했다. 스위치를 원래 위치로 되돌릴 수 있다면 히터가 다시 작동하게 되어 백업용 롤 스러스터가 막혔을 때 다시 주요 롤 스러스터로 전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밝혀졌다.

보이저 1호 스러스터를 수리하려면 휴면 중인 스러스터를 켠 다음 히터를 수리하고 재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스러스터를 켰을 때 스타트래커 그러니까 자세 센서가 정상 위치에서 너무 벗어나 있으면 안전 대책으로 스러스터가 자동 분사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나사 팀은 보이저 1호 스타트래커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조정한 뒤 스러스터를 켜야 했다고 한다.

보이저 1호와 통신하는 호주 안테나 DSS-43은 2025년 5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업그레이드를 위해 오프라인 상태가 되며 8월과 12월 짧은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온라인 상태가 된다. 나사 팀은 안테나가 오프라인 되기 전에 수리를 진행하고 사용 중인 스러스터가 막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8월까지는 휴면 중이던 스러스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 20일 나사 팀은 지구에서 보낸 신호가 보이저 1호에 도달해 명령을 실행하는 모습을 지구에서 지켜봤다. 보이저 1호에서 보낸 무선 신호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는 23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나사 팀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시점에서 모든 작업은 이미 완료된 상태였으며 어쩌면 지금쯤 보이저 1호는 위기적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명령 실행 20분 이내에 히터 온도가 극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나사 팀은 보이저 1호 스러스터 복구 임무가 성공했음을 알게 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환 기자

대기업을 다니다 기술에 눈을 떠 글쟁이로 전향한 빵덕후. 새로운 기술과 스타트업을 만나는 즐거움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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